스포츠조선

'1박2일', 국정감사서 지적받고도 안전불감증 '여전'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07-11 10:06


'1박2일' 방송화면 캡처

"'1박2일'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복불복게임이 좀 가학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수분이 많은 수박과 복분자즙을 먹고 화장실을 못가게끔 하는게…몸에 해를 줄 것 같은데요. 외국에서 물 먹고 화장실 안가기 대회를 했다 (사람이) 죽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다음에는 가학적이지 않은, 웃을 수 있는 복불복게임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0일 '1박2일'이 끝나고 KBS2 '해피선데이'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1박2일'의 가학성 논란은 그동안에도 몇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09년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측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1박2일'에서 뜨거운 커피나 육개장 등을 빨리 먹는 것과 출연진이 달리면서 먹는 행위 등을 문제 삼았다.

이른바 '안전 불감증'이 도를 넘어 섰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1박2일'은 2009년 여름 혹서기 대비 캠프를 떠나 김C가 두꺼운 겨울 점퍼를 입고 '조식뷔페배 복볼복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가 하면 멤버들이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서 뛰는 위험한 상황들을 연출한 바 있다.

'1박2일'은 10일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복불복 게임을 선보였다.

전북 고창에서 농활을 벌인 '1박2일' 멤버들이 자신들이 수확한 수박과 복분자즙을 베이스 캠프 앞 마당에 놓인 평상에 앉아 좋은 뜻에서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나 PD의 계략'이라는 자막과 함께 느닷없이 잠자리 복불복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누구든 평상에서 빠져 나오면 그 팀 전체가 폐가에서 취침을 해야 한다는 벌칙을 적용했다. 멤버들은 이 때문에 소변을 참아야 했다. 강호동과 엄태웅, 김종민 등은 소변을 참기 힘들어 괴로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는 출연진들의 신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고, 한 번 웃자고 하는 게임이라고 치부하기엔 평소 관련 신체 기관에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겐 보기 힘든 순간이었을 수 있다. 시청자들도 마냥 웃어 넘기기 어려웠을 듯하다.

'1박2일'은 그동안 흡연 장면을 방송해 제작진이 두차례 공개 사과를 한 적이 있다.

매번 방대한 분량을 촬영해야 하는 '1박2일' 제작진으로선 부족한 인력 때문에 발생하는 실수였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전에 준비된 복불복 게임 아이템에 대해선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웃자고 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작 출연진은 웃지 못할 상황에 빠져야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