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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영화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받아들여진다. 아이돌 스타의 세계를 직, 간접적으로 조명함으로써 그들에 대한 관심과 욕망이 대중문화에 깊숙이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아이돌 스타를 선망하는 대중 심리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충무로의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공포영화 '화이트…'는 아이돌 걸그룹 멤버들의 메인을 향한 경쟁을 그렸다. 지난달 초 개봉해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대중문화의 꽃으로 불이는 아이돌 세계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나이와 외모, 무대에서의 위치에 집착하며 스타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21일 개봉하는 '퀵'의 여자 주인공 아롬도 아이돌 걸그룹 오케이걸즈의 멤버다. 한양대 성악과 출신 강예원이 아롬으로 출연한다. 제작사 측은 "아롬은 당차면서도 귀여운 섹시미를 발산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퀵'은 아이돌 가수가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생방송 퀵서비스를 이용하려다가 벌어진 소동을 다룬다. 아롬은 폭탄이 장착된 헬멧을 쓰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한다. 헬멧을 벗을 수도, 퀵서비스 맨과 10m 이상 떨어질 수도 없게 된다. 시간에 쫓겨 사는 아이돌 가수의 일상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8월 개봉 예정인 'Mr.아이돌'은 아이돌 가수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다. 사고뭉치들을 모아 '국민 아이돌'로 키우는 과정, 연예 기획사끼리의 경쟁을 코믹하게 그린다. 2PM 출신인 박재범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이밖에 그룹 god 출신의 윤계상은 화제의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 이어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영화 '풍산개'에서 강렬한 눈빛 연기를 펼쳤다. 서울과 평양을 3시간만에 오가는 정체불명의 인물 풍산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전재홍 감독은 "풍산 역으로 처음부터 윤계상 이외의 배우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화계가 아이돌 가수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 먼저 아이돌 가수들의 스타성을 꼽을 수 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 홍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가수들이 활동 반경을 넓히려는 욕구와도 맞물려 있다. 실제로 동방신기, JYJ 출신의 김준수는 뮤지컬 '천국의 눈물'에 출연해 빼어난 가창력을 선보였다. 옥주현과 바다는 뮤지컬 가수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의 활동이 대중문화의 핵심이 되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중들의 관심이 쏠리는 사회 현상과 관련이 있다. 시대 흐름에 민감한 상업영화들이 자연스럽게 이런 분위기를 인물이나 소재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