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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창업자 휴 헤프너의 85년 삶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1-06-15 15:01


미스터 플레이보이.


미국 최대 남성잡지 '플레이보이'의 창업자 휴 헤프너는 85세다. 그는 여전히 정력적인 삶을 살고 있다. 18일에는 60세 연하의 약혼녀 크리스털 해리스와 세번째 결혼을 할 계획이었다. 약혼녀가 도망가는 바람에 결혼식은 무산됐지만, 그의 정력적인 삶은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1953년 11월 '플레이보이'를 창간했다. "세상의 일은 우리 영역 밖이다. …우리가 남자들에게 몇 번의 웃음을 더 주고, 핵 시대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없애준다면 우리 존재 이유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인상적인 선언문을 내걸었다. 이 창간호 표지는 마릴린 먼로가 미소를 머금은 채 손을 흔들고 있는 사진이었다. 안쪽에는 먼로의 컬러 누드사진이 실려 있었다. 당연히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플레이보이'는 지금도 미국 최대 남성잡지의 하나로 군림하고 있다.

휴 헤프너,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자신의 저택에서 금발의 글래머 미녀들과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백발 노인일까. 60년 가까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남성들의 환상을 자극해온 그의 삶을 정리한 책이 나왔다. 역사학자 스티븐 와츠가 쓴 평전 '미스터 플레이보이'(나무이야기)다.

헤프너는 대학 시절 앨프레드 킨제이가 출간한 '인간 남성의 성 행동', 일명 '킨제이 보고서'를 보고 큰 자극을 받았다. 결혼 후 직접 포르노 영화를 제작하고 바람을 피우는 등 대담한 성생활을 이어갔고,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8000달러를 끌어모아 '플레이보이'를 창간했다.

이 잡지는 1960년대 말에는 500만 독자를 거느린 수천만 달러의 사업체로 변신했다. 토끼 모양의 로고는 전세계에 퍼졌고, 미국 문화의 국제적 상징 가운데 하나가 됐다. 덕분에 헤프너는 남성들의 로망이자 미디어의 총아가 됐다. 미국 소비문화, 대중문화의 첨병 역할을 했다.

그래서 저자는 "헤프너는 현대 미국인의 가장 깊은 사회적, 정서적 열망을 설득력 있게 표현함으로써 20세기 후반에 미국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한 사회 격변의 최전선을 지켰다"고 평가한다. "좋건 나쁘건 현대 미국의 우리는 '플레이보이' 세계에 산다"는 말은 헤프너의 영향력을 그대로 드러낸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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