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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창원 LG가 치열한 2위 싸움에서 다시 달아났다.
이날 경기 전 두 팀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KCC는 딱히 동기부여랄 게 없었다. 이틀 전,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패하며 6강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핵심 전력 최준용 송교창이 여전히 부상 이탈 중이다. 선수들의 사기마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전창진 KCC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기가 꺾이고 자신감을 잃으면 구심점이 사라지는 것도 있지만 팬들을 위해서 목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즌 마지막 홈 4연전 중 2경기째를 맞은 KCC로서는 올 시즌 맞대결 5연패를 당한 LG에 또 무기력하게 당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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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패색은 일찌감치 나왔다. 2쿼터 시작 후 4분여 동안 무려 9점을 내주는 대신 무득점에 그치며 순식간에 15점 차(16-31)로 벌어졌다. 이 점수 차를 지켜내며 전반을 마친 LG는 3쿼터 초반 상대의 압박수비 부담을 던 유기상의 연속 3점슛을 앞세워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여기에 KCC는 설상가상, 대형 악재를 만났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주 득점원 역할을 하던 1옵션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이 3쿼터 종료 2분12초 전, 테크니컬파울 누적(2개)으로 퇴장당했다. 라렌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짜증이 났던지, 정상적인 파울 저지를 당한 이후 상대 선수에게 공을 던지는, 똑같은 비신사적 행위를 연거푸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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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추격하는 만큼 LG는 달아나기 일쑤여서 점수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4쿼터 초반 허웅의 외곽포가 연달어 터졌지만 유기상이 3점슛으로 찬물을 뿌리는 바람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부상 복귀 이후 2번째 경기를 맞은 허웅이 20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일찍 기울어진 기세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