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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실내=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원주 DB가 외국인 선수 1명이 뛴 서울 삼성을 혈투 끝에 잡아냈다.
DB는 치나누 오누아쿠(16득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 이선 알바노(17득점, 11어시스트) 이관희(21득점)가 맹활약했고, 삼성은 돌아온 코피 코번(21득점, 16리바운드)과 이원석(14득점, 4리바운드)이 고군분투했다.
경기 전 삼성은 결정적 부상 변수가 생겼다. 2옵션 외국인 선수 마커스 데릭슨이 독감으로 결장. 김효범 삼성 감독은 "오늘 용병은 이원석이다. 코피 코번이 돌아오지만, 출전제한 시간을 20분 정도로 설정했다"고 했다.
경기 전 DB 김주성 감독은 "이선 알바노의 핸들러 부담이 많다. 강상재의 부상으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김시래를 넣을 수 있고, 오누아쿠를 외곽에서 공격을 전개시킬 수도 있다. 이관희도 복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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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앞서갔다. 핵심적 차이는 코번과 오누아쿠였다. 코번은 화끈한 덩크를 비롯, 골밑을 지배했다. 파워에서 확실히 레벨이 높았다.
오누아쿠는 코번을 의식, 골밑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공격은 실패했다. DB의 외곽 3점포 역시 말을 듣지 않았다. 11-5, 삼성이 초반 리드를 잡은 이유였다.
4분36초, 삼성은 이원석을 투입했다. 코번이 벤치로 들어갔다. 국내 선수 5명이 뛰었다. 이정현이 톱에서 3점포를 작렬. 반면, DB는 김시래의 3점포가 빗나갔다. 삼성은 최성모마저 스텝 백 3점포를 작렬. 오히려 16-6, 10점 차로 리드를 늘렸다.
하지만, 이내 DB는 추격 모드. 오쿠아쿠에게 삼성은 더블팀. 외곽에 오픈 찬스가 날 수밖에 없었다. 복귀한 이관희의 3점포가 림을 세 차례 맞은 뒤 빨려 들어갔다. 구탕이 3점포로 응수했지만, 이번에는 오누아쿠의 3점포가 터졌다. 그러자, 이원석이 오누아쿠를 상대로 절묘한 훅슛을 성공시켰다. DB는 다시 김시래의 3점포로 응수. 그러자, 삼성은 이원석이 3점 라인 밖에서 오누아쿠를 제친 뒤 그대로 골밑 돌파. 이원석의 다운힐 드라이브 능력은 리그 최상급. 오누아쿠도 당했다. 사실, 오누아쿠는 이날도 수비는 느슨했다. 골밑에 버티면서 강력한 블록슛이 필요한데, 스텝이 기민하지 못했다. 삼성은 오누아쿠가 버틴 골밑을 상대로 자신감있는 골밑 돌파를 여러차례 시도했다. 1분34초를 남기고 다시 코번 투입. 결국 29-23, 6점 차 삼성의 리드로 1쿼터 종료.
2쿼터 이관희가 스틸에 성공한 뒤 속공 레이업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삼성은 코번의 포스트 업 공격이 터졌다. 파워가 밀리는 오누아쿠 입장에서는 코번이 골밑에서 자리를 잡을 경우 막을 수 없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관희가 오쿠아쿠에 핸드 오프 패스를 받은 뒤 그대로 3점포를 꽂아넣었다.
정호영도 골밑 돌파 이후 골밑슛, 파울 자유투까지 성공시켰다.
그리고, 2쿼터 5분49초를 남기고 오심이 나왔다. 이정현이 드리블을 치고 가던 도중, 로버트 카터가 스틸에 성공했다. 깨끗하게 볼만 터치. 후속 동작에서 이정현이 액션을 취하면서 카터의 팔과 엉켰다. 이때 휘슬이 불렸다. 심판이 이정현의 액션에 속았다. 카터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대상이 아니었다. 4쿼터와 연장전에 한정, 파울챌린지는 1회 가능하다. 순간적 동작이었기 때문에 심판도 속을 수 있었지만, 아쉬웠던 판정이었다.
이후, DB는 속공에 성공하면서 결국 33-33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은 코번의 활용법이 달라졌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효율성을 가미했다. 이전 이정현과 코번의 2대2 혹은 포스트 업 옵션이었다. 결국 상대 수비가 예측 가능했고, 코번의 포스트 옵션의 효율은 떨어졌다.
그런데, 2쿼터 1분53초를 남기고, 공격법은 좀 달랐다. 일단 2대2 공격 세팅. 이후 코번은 롤을 하면서 골밑으로 침투. 2대2는 페이크였고, 톱에 있는 최현민에게 연결. 이정현이 핸드 오프 패스를 받은 뒤 골밑에 자리잡은 코번에게 연결, 손쉽게 골밑슛을 만들었다. 상대 수비가 예측하지 못하게 빌드업을 정교하게 다시 세팅했다. 즉, 이전의 단순했던 코번을 활용한 2대2 혹은 포스트 업 옵션과는 완전히 달랐다.
결국 47-44, 3점 차 삼성의 리드로 전반전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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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전반 결합하지 않았던 코번과 이원석을 더블 포스트로 사용했다. 하이-로 게임이 나왔다. 코번의 골밑슛, 그리고 오누아쿠의 파울이 나왔다.
단, DB는 알바노가 있었다. 연속 외곽포로 삼성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역시 에이스였다.
알바노는 속공 찬스에서 코너에 있는 이관희에게 완벽하게 연결, 이관희의 3점포. 55-51, DB의 역전. 이관희와 알바노는 몸통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삼성은 이원석이 골밑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올 시즌 삼성을 지탱하고 있는 스피드와 높이를 지닌 빅맨. 올 시즌 최상급 토종 빅맨이다.
삼성은 최성모가 알바노의 돌파에 블록슛을 하면서 날카로운 기세를 뽐냈다. 알바노는 심판진에게 강력한 항의를 했다. 느린 화면에는 최성모가 알바노의 하의를 잡아당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알바노가 화를 낼 만했다.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코번이 벤치를 지키고 있는 사이, DB는 여러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외곽포가 유난히 들어가지 않았다. 알바노의 완벽한 골밑 레이업슛도 돌아 나왔다.
오히려, 코번이 없는 삼성이 최현민과 이원석의 저돌적 돌파로 자유투 득점을 추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60-56, 4점 차 삼성의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오누아쿠의 3점포가 터졌다. 그러자, 코번이 골밑에서 오누아쿠를 압도하며 공격 리바운드 이후 풋백 득점.
오누아쿠의 약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코번을 외곽에서 페이크로 제친 뒤 골밑 돌파, 플로터를 던졌지만, 불발. 이때 오누아쿠는 파울을 불어주지 않는다며 강하게 항의, 테크니컬 파울이 불렸다. 이후, 코번에게 또 다시 골밑슛을 허용했다. 코번에게 한 차례 밀린 뒤 제 2동작을 포기하는 장면이 나왔다. 결국 코번은 손쉽게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골밑 공략에 성공.
삼성은 최현민, 이정현의 3점포가 적중했다. 경기종료 4분30초를 남기고, 76-67, 9점 차 삼성 리드.
이때, DB는 박인웅의 연속 3점포가 터졌다. DB의 수비는 승부처에서 상당히 강력해졌고, 박인웅이 해결사가 됐다.
삼성의 절체절명의 위기. 이정현과 코번의 2대2. 3점슛 라인 1m 떨어진 지점에서 하이 픽 2대2를 했다. 이유가 있었다. 오누아쿠는 헷지 앤 리커버리가 느리다. 의지도 없고, 기동력도 느리다. 코번의 스피드와 비슷하거나 우위인 수준이지만, 수비에서는 그렇지 않다. 결국 코번이 스크린 이후 골밑으로 전진, 이정현의 절묘한 패스가 이어졌다. 오누아쿠는 외곽에서 멈춰버렸다. 결국 골밑에서 코번을 막을 선수가 없었다. 결국 골밑돌파와 함께 파울까지 얻어냈다. 결정적 3점 플레이가 나왔다. 오누아쿠의 승부처 수비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절묘한 2대2였다. 79-75, 4점 차 삼성의 리드.
단, 강력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DB는 오누아쿠의 골밑슛으로 추격. 그리고 공격권을 따낸 뒤 알바노가 그대로 속공으로 연결하면서 자유투 2개를 얻어냈다. 삼성은 파울 챌린지를 감행했지만, 불발.
2점 차 상황에서 1구 성공, 2구가 실패했다. 그런데, 강력한 반전이 나왔다. 삼성이 리바운드를 단속하지 못했다. 오누아쿠가 잡은 뒤 그대로 역전 덩크슛을 터뜨렸다. 80-79, DB의 역전. 그리고 남은 시간은 6.5초.
삼성의 마지막 공격. 이정현이 잡은 뒤 곧바로 코번에에 골밑 패스. 하지만, 코번의 슛은 림을 빗나갔다. DB가 결국 강력한 반전 속에서 극적 역전승을 거뒀다. 잠실실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