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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부산 KCC가 '미친 최준용'을 앞세워 서울 SK의 10연승을 저지했다.
경기 시작 전, 두 팀의 라커룸 분위기는 달랐다. 올시즌 최다 10연승을 노리는 선두 SK의 전희철 감독은 다소 여유로운 표정. "뭐니뭐니 해도 수비가 우선"이라며 연승 비결을 전한 전희철 감독은 "가장 큰 적은 자만이다. 우리 선수들이 연승에 자신감이 과하지 않도록 멘털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KCC 라커룸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지난 8일 수원 KT 원정에서 버저비터 역전패(58대60)를 당한 후유증이 적지 않았다. 전창진 감독은 "그러잖아도 EASL(동아시아슈퍼리그) 참가로 빡빡한 일정인데, KT전 석패가 너무 아쉽다"면서 "디온테 버튼도 기복이 심해 고민이 많다"며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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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전창진 감독만 '독'을 품은 게 아니었다. 이른바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선수가 등장했다. 지난해 SK에서 KCC로 이적한 최준용이다. '미친' 최준용은 1쿼터와 2쿼터 초반을 완전히 지배했다. 최준용에게 이날 맞대결은 올시즌 처음이다. 지난 달 9일 1라운드 대결 때는 족저근막염 부상으로 빠져있었고, 팀은 57대93으로 대패했다. 최준용은 '내가 빠진 경기는 인정할 수 없다'는 듯, 이날 경기 초반부터 '원맨쇼'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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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쁨도 잠시, 최준용이 비운 사이 KCC가 흔들렸다. 허웅의 몇차례 턴오버에 분위기가 식었고, SK의 막강 용병 자밀 워니가 발톱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워니는 2쿼터 종료 3점 버저비터로 39-43까지 추격, 경기를 오리무중으로 만들었다.
4점 차 박빙승부가 이어진 채 맞은 4쿼터, 최준용은 또 미쳤다. 4분여 동안 혼자서 3점슛 2개 포함, 10점을 쓸어담았다. 동료들이 어이없는 실책으로 이른바 '말아먹을'듯 하면, 구세주가 된 이가 최준용이었다. 최준용의 이날 기록은 42득점(3점슛 6개), 13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역대급이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