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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가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뒀다. 단, 경기 막판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코트는 얼룩졌다.
SK는 1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원주 DB를 88대80으로 물리쳤다.
당연히 DB 입장에서는 속공 제어가 가장 중요했다. 경기 전 DB 김주성 감독은 "상대 속공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리바운드가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을 강조했다. 또, SK 3점슛의 약점이 있기 때문에 수비를 좁혀서 쓰려고 한다"고 했다. 즉, 2대2 공격에서는 파이트 스루보다는 슬라이드로 막고, 리바운드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의미.
SK는 굉장한 상승세, DB는 7연패를 가까스로 끊었다. 때문에 SK 입장에서는 여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SK 전희철 감독은 "방심하다간 당한다. 위험한 타이밍"이라며 "워니가 오누아쿠에게 강하지 않다. DB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가 방심하면 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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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알바노의 몸 상태는 가벼워 보였다. 절묘한 골밑돌파로 첫 득점을 올렸다.
SK는 아이재아 힉스가 발목부상으로 나오지 못한다. 워니가 많은 시간 뛰어야 한다. 1쿼터 조절하는 경향이 있다.
SK의 1쿼터 초반 외곽포가 좋았다. 워니의 3점포가 터졌다. 하지만, 오누아쿠는 강한 골밑 돌파로 잇따라 골밑 득점.
SK의 속공은 1쿼터 초반 나오지 않았다. 5분22초를 남기고 워니의 덩크슛 속공이 터졌다. 단, DB의 저항은 정말 만만치 않았다. 결국 1쿼터 17-16, DB의 1점 차 리드로 종료.
2쿼터 DB는 오누아쿠 대신 로버트 카터를 내보냈다. 3점슛 능력이 뛰어난 포워드형 외국인 선수다. 카터의 3점포. 그리고 SK의 실책, 김시래가 속공을 성공시켰다. 22-16, 6점 차 DB의 리드.
이날 DB는 유현준과 이관희가 부상으로 결장. 하지만, 백업 포인트가드 김시래가 있었다. SK의 작전타임.
전열을 정비한 SK는 정석대로 안영준의 3점슛 2방, 김선형의 플로터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속공은 나오지 않았지만, SK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대목.
하지만, DB는 알바노, 오누아쿠가 없는 상황에서 후반 승부처를 대비하는 모습. 벤치 자원들이 상당히 잘 버텨줬다.
2쿼터 4분30초를 남기고 알바노의 돌파. 하지만, 파울성 플레이가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SK의 공격권. 그대로 속공, 워니가 카터와 골밑 경합에서 리바운드를 따낸 뒤 골밑 슛, 반칙 자유투까지 얻어냈다.
단, DB는 카터의 골밑슛. 그리고 알바노의 절묘한 패스에 의한 강상재의 속공 레이업 슛을 성공시키면서 다시 흐름을 찾아왔다.
DB의 리드. 단, SK는 0.3초를 남기고 김선형의 딥 3가 작렬하면서 스코어 차이를 최소화했다. 40-37, DB의 3점 차 리드로 전반 종료.
DB는 1쿼터 오누아쿠, 2쿼터 카터가 소화하면서 체력소모를 최소화했다. 2쿼터 김시래 김영현 박봉진 등의 활약은 알토란 같았다. SK는 반면 워니가 20분을 모두 뛰었다. SK는 후반 속공이 강해지는 스타일. 단, 체력적 부담은 확실히 있었던 전반이었다. 게다가 특이한 데이터가 있었다.
SK의 장기는 속공, 약점은 3점슛이었다. 하지만, 이날 전반 속공은 DB가 4개, SK가 2개였다. 반면, SK의 3점슛 성공률은 43%(14개 시도 6개)였다. SK의 슈팅 감각도 좋았지만, DB는 속공을 제어하는 대신, 전체적 새깅으로 SK에게 3점슛을 내주는 수비를 가동한 이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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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점 차 살얼음판 팽팽한 접전이었다. DB가 알바노와 오누아쿠로 득점을 하면, SK는 김선형 안영준 , 워니가 림을 타격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우가 귀중한 스틸로 SK의 속공 흐름을 차단한 부분은 상당히 의미있었다.
박빙 상황에서 이날 판정 기준은 약간 불안했다.
김선형의 돌파, 알바노는 사이드 스텝을 밟으면서 쫓아갔고, 알바노의 파울이 불렸다. 알바노의 항의. 전반전 비슷한 장면에서는 불리지 않았던 파울이었다. 알바노 3파울.
그리고 강상재와 김선형의 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충돌. 김선형이 쓰러졌다. 강상재의 파울. 단, 올 시즌 하드콜 기준에서는 불리지 않아도 되는 반칙이었다.
DB가 조금씩 달아나기 시작했다. 절묘한 삼각패스에 의한 오누아쿠의 골밑슛, 파울 자유투 3점 플레이, 그리고 김영현의 3점포가 터졌다. 67-61.
그러자 SK는 빠른 공격으로 가볍게 반격. 67-63, 4점 차 DB의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SK는 워니의 3점포로 균형을 맞췄다. 결국 또 다시 치열한 접전이었다.
이때, 변수가 발생했다. 오누아쿠가 볼을 잡은 뒤 최부경의 즉각적 더블팀. 오누아쿠가 팔을 올리면서 U파울. 하지만, 이 부분은 심각하게 봐야 한다.
농구는 공격자가 유리한 스포츠다. 국내 리그에서 수비자는 밀착마크를 한다. 단, 공격자 실린더를 침범하면서 완전히 밀착하는 경우가 많다. 공격자는 스페이스를 만들기 위해 팔을 올리지만, 당연히 수비수 얼굴이나 턱에 걸린다. 수비자 파울인데, 공격자 파울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 공격자가 강하게 올릴 경우 U 파울이 된다. 이번에는 최부경의 수비자 파울이 불렸지만, 비디오 판독 이후, 오누아쿠의 후속동작에 고의성이 섞였다는 이유로 U 파울. 최부경의 자유투 2득점이 나왔다. 워니의 3점포로 76-70. SK의 6점 차 리드.
단, DB는 코너에서 김영현의 3점포로 다시 추격, 하지만, SK는 워니의 서커스 샷으로 또 다시 5점 차 리드를 잡아냈다. DB의 작전타임, 김영현의 3점포가 또 다시 림을 통과, 다시 2점 차.
승부처가 점점 다가왔다. 최부경의 5반칙. 오세근이 들어왔다.
78-78 동점, 워니가 리바운드를 잡았다. 김영현의 스틸. 휘슬이 불렸다. DB의 비디오 판독. 하지만, 원심 유지였다. 비디오 장면에서는 볼만 건드린 것으로 보여졌지만, 파울이었다. DB 벤치는 계속 항의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DB의 팀 파울로 워니의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80-78, 2점 차 SK의 리드.
DB는 오누아쿠의 포스트 업이 실패했다. 다시, SK의 공격, 남은 시간은 30여 초. 이때 김시래가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하지만, 스틸을 당했다. 또 다시 파울이라고 DB는 강하게 항의.
안영준의 코너 3점포가 터졌다. 남은 시간은 12초. 사실상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김주성 감독이 코트 안에 들어왔다. 퇴장 선언. 코트에 물병이 날아들었다. 물병을 던지는 것은 당연히 안된다. 하지만, 두 차례 석연치 않은 판정을 목격한 DB 팬의 분노는 계속 유지됐다.
속개된 경기에서 오누아쿠까지 퇴장을 당했다.결국 승패는 여기에서 끝났다.
이날 판정은 석연치 않았다. 판정 기준은 많이 흔들렸다. 양팀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결국 마지막 불안한 판정 기준, 김주성 감독의 퇴장, 그리고 물병 투척 등으로 씁쓸하게 경기가 마무리됐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