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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시상식 명실상부한 주인공은 박지수(25·KB)였다. 정규리그 MVP를 포함, 전무후무한 8관왕을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 110표 중 단 하나의 이탈표도 없었다. 뿐만 아니었다.
역대 최초 8관왕에 올랐다. MVP 뿐만 아니라 맑은기술 윤덕주상(최고 공헌도), 베스트 5, 우수 수비, 득점, 2점 야투, 리바운드, 블록상을 모두 휩쓸었다.
그는 "챔프 4차전에 웜업을 하면서 우승을 하지 못해도 자신에게 후회없는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을 했다. 4차전에서 더 이상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 떳떳하게 플레이했다고 자부한다"며 "올 시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올 시즌 우승을 못했지만, 이 리그에서 뭘 더 얻어가고 이룰 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아직까지 그 답을 찾지 못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이번 시즌 후회없이 끝낸 것에 칭찬해 주고 싶고, 농구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지수는 챔프전이 끝난 뒤 우리은행의 우승을 축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박지수는 "4차전이 끝난 뒤 절친한 나윤정과 안았다. 존경의 의미로 축하를 하고 싶었고, 우리은행 선수들, 감독님 코치님, 팬에게 축하한다고 해주고 싶었다. 선수분들을 보고도 박수를 치고, 팬에게 박수를 쳤다"고 했다.
해외진출에 대한 고민도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는 "해외진출에 대한 고민은 솔직히 정해진 게 없어서 아직은 명확히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WNBA가 아니더라도 해외리그를 뛰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던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이제 나가고 싶다. 선수로서의 국가대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공황장애로 고생했다.
그는 "완벽하게 다 나은 것은 아니다. 올 시즌 힘든 부분이 좀 많았다. 경기를 뛰면서도 그 증상이 나왔다. 정규리그 중간 쯤 정신력으로 버텼는데, 경기를 치른 뒤 넉다운이 됐다.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다. 결과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로 얘기하고 싶었다.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상황이 아니라 제 몸보다는 성적에 욕심이 났던 것 같다. 아직 완벽하게 나은 것은 아니지만, 무리가 없고 컨트롤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아진 것 같다"고 했다.
KB는 올 시즌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에게 분패했다. 박지수는 "팀이 가야할 길에 대해 생각하면 내 탓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내가 아예 없었더라면 아쉬운 결과가 있었을까라고 반문한다. 나머지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는데, 내 존재가 양날의 검인 것 같다. 잘되는 것도 있지만, 안되는 것도 분명히 있다. 우리 선수들이 분명히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만족하지 않고 좀 더 개인 기량을 갈고 닦아서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 스포트라이트를 본인들이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제가 있어서 우승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모여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