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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정규리그에서는 '박지수 천하'였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김단비의 시간'이었다.
특히, 에이스의 냉철함이 무엇인 지 교과서적 플레이를 펼쳤다.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공략법을 시전했다. 중요한 흐름에서 상대의 기세를 잠재우는 냉정하면서도 확률높은 슈팅 셀렉션, 팀 흐름에 맞는 강력한 수비와 트랜지션을 모두 선보였다.
지난 시즌 MVP를 받은 김단비가 또 다시 MVP에 오르는 것은 당연했다. 기자단 투표 59표 중 58표의 압도적 지지로 2연속 챔프전 최우수 선수에 올랐다.
그는 "박지수를 막는데 좀 힘들긴 했다. 키가 작으면 더 뛰어야 했다. 그래도 막아야 했다. 힘으로 버텼는데, 어떻게 보면 나는 한 자리에서 수비를 했고, 남은 선수들은 계속 코트를 돌면서 더블팀을 들어왔다"고 했다.
팀동료 박혜진은 3연속 MVP를 차지했다. 여자농구 유일한 3연속 최우수 선수다. 통산 5번째 2연속 MVP를 차지한 김단비는 "이제는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승은 너무 힘든 여정이다. 감독님에게 경기가 끝난 뒤 '이제 우승 그만하자'고 말했을 정도였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단비는 "꾸준히 훈련을 한다. 인터벌을 뛰고, 몸싸움도 많이 연습한다. 항상 게임 때 쓸 체력과 쓸 몸싸움을 미리미리 준비한다. 공수 패턴은 언제 어떻게 쓸 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준비한다. 계속 준비하다가 게임을 뛰는 반복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박지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는데 감정은 당연히 없었다. 대단한 센터를 막는다는 게 저한테 더 많은 연습이 됐다. 팀이 졌지만, 박지수가 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언제든지 박지수와 대결할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아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