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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역시! 업셋 맛집이네.' 본격 열전에 돌입한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하위팀의 반란이 첫판부터 일어났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확률은 85.7%(49회 중 42회)에 달한다.
이날 두 팀의 첫 대결은 사실 결과 예측이 쉽지 않았다. 각자의 승리 전망 요인이 묘하게 엇갈렸다. 우리은행은 디펜딩챔피언이자 역대 최다 정규 우승(14회)과 챔피언(11회) 기록을 보유한 강호다. 올 시즌 정규리그 삼성생명과의 맞대결서도 5승1패로 압도적 우위였다.
삼성생명은 키아나 스미스가 뒤늦게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우리은행과의 맞대결 열세를 만회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결정적인 변수는 삼성생명이 PO 무대에서 만큼은 '우리은행 킬러'였다. 두 팀의 역대 6차례 PO 맞대결에서 삼성생명이 5번이나 우리은행을 따돌리고 챔프전에 올랐고, 통산 맞대결 전적도 11승5패로 크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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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저력이 작용했을까. 정규리그 판도와 달리 우리은행은 삼성생명을 좀처럼 압도하지 못했다.
2쿼터 초반 김단비의 3점포로 20-16으로 달아난 우리은행이 기세를 살리는 듯했지만, 삼성생명은 이주연의 외곽 플레이를 주무기로 끈질기게 발목을 잡았다. 삼성생명은 2쿼터에 때이른 악재를 맞기도 했다. 베스트 멤버인 키아나 스미스와 이해란이 너무 일찍 파울 3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지 못했다. 6라운드 MVP로 뽑혔던 에이스 박지현이 제때 살아나지 못했다. 쿼터 종료 3분여 전부터 박지현은 연이은 파울 유도로 자유투 기회를 얻었지만 반타작 성공에 그쳤고 종료 2분47초를 남겨놓고서야 처음으로 드라이브인 레이업을 성공했다.
그 사이 29-30으로 턱밑 추격에 성공하며 전반을 마친 삼성생명은 3쿼터 초반 여세를 몰아 반짝 이변을 선보였다. 이해란의 연속 득점과 강유림의 3점포를 엮어 순식간에 역전하더니 스미스의 연속 골을 더해 4분여 만에 41-34까지 달아났다. 그 기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올 시즌 최소 실점 2위로 특유의 '짠물수비'를 자랑하는 우리은행이 작정하고 달려들자 삼성생명이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3쿼터 중반 이후 삼성생명이 3연속 턴오버를 범하며 공격 기회를 날린 것도 이 때문이었다.
우리은행은 양대 베테랑 김단비와 박혜진을 앞세워 노련하게 위기를 헤쳐나갔고 3쿼터 종료 48-45로 재역전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렸다. 한데 안도의 한숨은 여기까지였다.
4쿼터에서는 달아나지도, 쫓아가지도 못하는 혼전이 이어지던 중 우리은행이 김단비를 앞세워 50-45로 달아났다가도 사실상 자멸했다. 평소같으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공격 찬스를 연거푸 날렸다. 삼성생명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결정적 집중력에서 살짝 앞섰다. 결국 강유림이 종료 2분여 전 뱅크샷과 3점슛을 연이어 성공한 덕에 58-56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삼성생명이 다시 웃었다.
짜릿한 위닝샷을 노렸던 우리은행은 종료 14.9초 전 최이샘의 3점포가 림을 외면한 데 이어 박지현의 U-파울로 자유투를 헌납하면서 삼성생명과의 PO 징크스에 다시 울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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