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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전주시는 프로스포츠를 동네 체육대회 정도로 생각하는 것일까.
그에 반해 홈구장 시설을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전북대 시설인 전주실내체육관은 도저히 프로 경기장이라고 할 수 없는 낙후된 시설로 유명했다. 이런 시설 속에 시즌을 치르는 구단,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대단해보일 정도였다.
그래서 전주시는 배가 불렀던 것일까. 2016년부터 약속해온 신축 체육관 건립을 계속해서 미뤘다. 체육관을 지어주지는 못할 망정, 국책 사업이 있으니 2025년까지 현재 사용중인 전주실내체육관도 비워달라는 통보를 했다.
전주시는 농구단만 운영하는 지자체가 아니다. 시민들을 위해 여러 시정 운영 방침을 세워야 한다. 다시 말해 농구가 '주'가 아닐 수 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여러 경제적, 정치적 논리로 인해 체육관 건립이 미뤄질 수도 있다.
문제는 남 주기는 아깝고, 데리고 있자니 골치가 아픈 이 상황에 대한 타개책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불똥이 떨어지자 2026년까지 체육관을 완공해줄테니 1~2년 정도 홈구장을 임시로 옮기면 되는 것 아니냐는 통보를 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첫 삽도 뜨지 않은 상황에, 2026년까지 체육관이 지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또 지어진다고 해도, 전주실내체육관을 사용하지 못하는 가운데 명색이 프로 구단이 떠돌이 생활을 하면 그만이라는 발상을 하는 자체가 전주시가 얼마나 프로스포츠의 가치를 하찮게 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지역 연고는 종목을 막론한, 모든 프로스포츠의 근간이자 존재 이유다. 연고 지역에서 경기를 하고, 팬들과 스킨십을 하는 건 프로구단의 의무이자 약속이다. 그런데 잠깐 군산에 좀 다녀와라, 프로스포츠를 너무 쉽게 생각한 처사다. 군산은 KCC의 제2의 연고 도시다.
이게 남자프로농구의 현실이다. KCC라는 명문 구단이면, 연고지 이전 이슈가 발생했을 때 여러 도시들이 줄서서 유치를 해야하는 게 정상이다. KCC도 이렇게 홀대하는 전주를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다. KCC가 연고지 이전을 추진하면, KBL도 막을 명분이 없다. 그런데 막상 적극적으로 오라는 도시가 없다면, KCC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전주시와 다시 손을 잡아야 한다. 비극적인 시나리오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