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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렇게 시원한 '떡블락'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국제대회에서 본 게 얼마만인가.
아쉬운 점은 2차전 승패를 떠나 새로운 수를 들고 나온 상대에 저지를 당했다는 것이다. 사실 1차전의 경우 일본이 잘 모르는 전성현, 허 훈에게 집중타를 얻어맞은 여파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 하루 만에 다시 열린 2차전에서 그 전성현과 허 훈이 일본의 바뀐 수비에 고전했다는 건 짚어봐야 한다. 전력 분석이 더 되고, 더 강한 상대를 만나야 하는 아시안게임에서 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걸 다 떠나, 이틀간 대표팀 경기를 보며 팬들은 이 선수 때문에 즐거웠을 것이다. '베이비 헐크' 하윤기다. 프로 2시즌을 소화한 신예 센터. 소속팀 KT에서 무럭무럭 성장중인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었지만, 살떨리는 대표팀 경기에서 이렇게 잘 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1차전 10득점 5리바운드 4블록, 2차전 역시 14득점 2블록으로 고군분투했다.
더 무서운 건, 블록하고 뛴다. 그리고 속공으로 덩크까지 찍는다. 1차전 일본 센터 와타나베의 점프를 무력화시키는 '인유어페이스 덩크'는 이번 평가전 최고 하이라이트였다.
그냥 이렇게 '짐승'같이 뛰어만 다닌다면 그저 '강백호'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정교한 미들슛까지 보여줬다. 송교창과 보여준 2대2 플레이는 그가 농구에 눈을 떴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언제까지 오세근, 라건아, 김종규가 대표팀 골밑을 지킬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 가운데 하윤기라는 신성이 혜성같이 등장했다. 국가대표 경험이 일천해,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생각지 못한 국제 무대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아시안게임에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여기에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할 허 훈, FA로 새 식구가 된 문성곤도 나란히 이번 평가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세 사람의 조합이면, 우승 후보라는 KCC와 SK도 쉽게 볼 수 없을 것 같다. 새 시즌을 기다리는 KT팬들은 더욱 설렐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