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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허 웅 딜레마를 풀지 못했던 KCC.
KCC로서 너무 아쉬운 건, 3쿼터 종료까지 15점을 앞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4쿼터 상대 슈터 허일영을 막지 못하며 추격을 허용하더니 뒤집혔다.
패인에는 여러 원인이 있었겠지만, 허 웅의 달랐던 전-후반 경기력도 중요했다. 허 웅은 이날 2쿼터에만 12점을 쏟아붓는 맹활약을 펼친 것과 반대로, 후반에는 2득점에 그쳤다. 연장에서 홀로 4득점을 했지만, 슈팅이 모두 짧았고 무리하게 난사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전 감독도 25분 정도로 예상했던 허 웅의 플레이 타임을 더 늘릴 수밖에 없었다. 전반 그의 활약을 보고, 후반 투입하지 않을 감독은 없었다. 선수 본인도 고액 연봉자로 중요한 무대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열정이 불타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부상 후유증 탓인지 후반 그의 컨디션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도 상대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 체력이 열정을 따라오지 못했다. 그 와중에 에이스로서 책임감은 있으니 무리한 공격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허 웅도, 전 감독도 욕할 수 없는 경기였다. 그나마 허 웅이 있었기에 대등한, 앞서는 경기를 3쿼터까지 할 수 있었다. 허 웅의 2쿼터 활약이 없었다면 KCC는 일찌감치 수건을 던졌을 지 모른다.
전 감독 입장에서 승부처 그를 빼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15점을 앞서는 4쿼터에서는 냉정한 판단을 해 허 웅 대신 다른 선수로 수비를 강화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드는 게 사실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