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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2위 잡으러 간다.'
이날 열린 서울 SK와 안양 KGC의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은 미리 보는, 다시 보는 결승전같은 매치였기 때문이다. 두 팀은 1주일 전 열린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결승에서 먼저 만났다. 당시 KGC가 90대84로 승리하면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에 리턴매치가 됐다.
여기에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린 이유는 두 팀이 올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GC는 정규리그 우승에 다가서고 있고, SK는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한 상태.
이런 가운데 KGC는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연패에 빠질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SK는 2위(창원 LG)를 다시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기 위해 맞대결을 했다.
3연승을 달린 SK는 LG를 1.5게임 차로 추격하며 PO 직행 희망을 살렸고, KGC는 우승 매직 넘버 '5'를 줄이지 못한 채 2연패, 후반기 최대 위기를 맞았다.
두 팀은 전력 손실이 큰 상태에서 이날 만났다. KGC는 주 득점원 오마리 스펠맨과 주전급 식스맨 배병준을 부상으로 제외했다. KGC는 지난 10일 스펠맨 공백으로 인해 최하위 서울 삼성에 충격패를 당했던 터라 이날 SK전은 더 힘들 것 같았다.
SK도 만만치 않은 손실이 있었다. 최준용-최부경-최성원 등 핵심 전력 '3최씨'가 부상 이탈한 것. 전희철 SK 감독은 "4번(파워포워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용하는 선상혁 김형빈 등 젊은 선수들이 미쳐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비슷한 전력 손실로 만난 두 팀은 경기 내내 만원 관중을 가슴을 졸이게 했다. 잘 가다가 3쿼터 초반 SK가 슈팅 난조와 턴오버를 범하며 사실상 자멸하며 기선을 빼앗겼다. KGC 대릴 먼로와 오세근이 제몫을 할 때 SK에서는 믿었던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주춤한 가운데 58-49 KGC의 리드로 3쿼터가 끝났다.
경기 흐름으로 볼 때 KGC의 승리가 가까워보였다. 하지만 이게 웬걸, SK는 작심을 한 듯 4쿼터 4분여 동안 2점만 내주는 대신 16점을 쏟아붓는 맹공을 퍼부었다. 워니와 김선형의 공격력이 살아난 가운데 송창용의 3점포도 알토란이었다.
이후 체육관이 터질 듯한 함성이 끊이지 않는 몰아치기, 허슬플레이 시소게임이 이어졌고 경기 종료 직전까지 승부의 추는 기울지 않았다. 결국 경기 종료 28.6초 전 렌즈 아반도가 보너스 원샷 플레이를 성공하며 73-72, 재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공격권을 잡은 SK는 종료 4.8초 전, 허일영 리바운드에 이어 골밑슛을 성공하면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잠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