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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안양 KGC 인삼공사와 서울 SK 나이츠가 끝까지 살아남았다.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대회는 총 8개팀이 참가했다. A, B조로 나뉘어 팀당 3경기를 치렀다. KGC는 2연승, 류큐 골든킹스(일본) 역시 2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득실차에서 KGC는 +80, 류큐는 +39점으로 KGC가 조 1위가 됐다.
B조에서는 SK가 베이 에어리어, TNT 트로팡을 잡고 2연승으로 1위가 됐다. 결국 두 팀은 5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우승상금은 25만 달러(약 3억2000만원)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었던 두 팀이다. 최근 양팀은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대회는 외국인 선수 2명 출전이 모두 허용된다. 객관적 전력은 최준용이 빠진 SK보다 KGC가 좀 더 낫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2가지 관점 포인트를 살펴봤다.
승패에 직결되는 부분은 두 외국인 선수의 조합, 그리고 시너지 효과다.
KGC는 만끽하고 있다. 먼로는 골밑 점령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강점인 '패스 마스터'의 위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변준형이 메인 볼 핸들러지만, 강약을 조절하고, 외곽의 오픈 3점슛을 제공하는 패스를 수차례 뿌리면서 '포인트 센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펠맨은 좀 더 외곽으로 이동했다. 부담감이 없다. 먼로가 골밑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외곽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산 미겔전에서 3점슛 12개를 포함, 55점을 폭발시킬 수 있었던 숨은 원동력이다. KGC 김상식 감독은 "먼로와 함께 뛰면서 스펠맨이 골밑의 부담감이 줄어든 것 같다. 두 선수 같이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상당히 신이 나 있는 상태"라고 했다.
SK는 KGC처럼 두 외국인 선수의 조합이 화려하진 않다. 자밀 워니와 리온 윌리엄스는 미드 점퍼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활동 공간은 골밑이다. 더블 포스트 형태가 된다. 골밑은 견고하지만, 트랜지션에서는 약간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SK는 다양한 장치로 이같은 부작용을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워니와 리온의 견고한 하이-로 게임, 그리고 김선형을 중심으로 한 트랜지션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KGC가 화려하지만, SK의 내실을 무시할 수 없다. 결승에서 당연히 양팀의 수비는 매우 응집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림에서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하는 SK의 견고한 더블 포스트가 의외로 좀 더 강력할 수도 있다.
김선형 vs 변준형
김선형은 자타공인 최고의 속공 피니셔다. 이번 대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두 외국인 선수가 뛰기 때문에 팀 스피드는 다소 느려지는 게 필연적. 하지만, 김선형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선형은 완벽한 행동대장 겸 선장이다. 속공 시에는 과감한 돌파로 골밑을 뚫고, 세트 오펜스에서는 메인 볼 핸들러로 2대2 공격을 주도한다.
변준형은 예선에서 상당히 여유로웠다. 높은 기술 수준을 보여줬다. 2대2 뿐만 아니라 1대1에서는 절묘한 헤지테이션과 크로스 오버 드리블로 여러차례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었다. 한층 노련해진 게임 운영 뿐만 아니라 특유의 스텝 백 3점포의 적중도도 높다. 고양 캐롯 김승기 감독은 KGC 사령탑 시절 "변준형의 돌파가 김선형 못지 않다"고 했고, SK 전희철 감독은 "그래도 아직은 김선형에게 안된다"고 했다.
물러설 수 없는 결승전. 양팀의 메인 볼 핸들러 겸 트랜지션을 담당해야 하는 외곽 에이스다. 충돌의 결과가 궁금하다.
완승했다. 앞서 1일 푸본 브레이브스(대만)와의 1차전에서 94대69로 승리한 KGC는 조별리그를 2승으로 마쳤다. 류큐 골든 킹스(일본)가 바로 이어진 경기에서 푸본을 77대66으로 잡아 KGC와 2승으로 동률이 됐지만, 득실에서 KGC는 1·2차전 합계 +80을 기록한 반면 류큐는 +39에 그쳤다. 이번 조별리그에선 팀당 2경기만 치르고 승자승-득실 등을 따져 순위를 정한다. KGC와 류큐는 맞붙은 적이 없어 득실로 순위가 결정됐다. 이번 대회에선 각 조 1위가 결승에 진출한다. 결승전은 5일 열리며, 우승 상금은 25만 달러(약 3억2천만원)로 KBL 우승 상금 1억원보다 많다.
스펠맨은 이날 산미겔전에서 53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필리핀 출신인 렌즈 아반도는 모국 리그 팀을 상대로 21분4초 동안 22득점했고, 배병준(14점), 변준형(18점), 대릴 먼로(15점)도 두 자릿수 득점했다. 특히 먼로는 17리바운드 14어시스트까지 곁들여 트리플 더블(공·수 세 부문 두 자릿수)했다.
SK는 전날인 3일 미리 결승행을 확정했다. B조 SK는 2일 베이 에어리어(홍콩)를 잡고, 3일 TNT 트로팡(필리핀)을 누르며 2승으로 조 1위를 했다. 대회에 참가한 한국, 일본, 필리핀, 홍콩, 대만의 8팀 중 한국팀 2팀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전승했다. SK는 지난 시즌 KBL 우승팀, KGC는 준우승팀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