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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츠노미야(일본)=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안양 KGC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레전드 양희종(39).
양희종의 프로 초창기 시절을 함께 했던 이상밤 DB 전 감독은 "양희종은 수비로 흐름을 끌어올 수 있는 선수다.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가 어마어마한 선수"라고 했다. 또 KGC를 이끌었던 김승기 캐롯 감독 역시 "몸을 쓰는 방법, 좋은 파워와 높이를 지녔다. 수비력에서는 약점이 잘 보이지 않는 선수"라고 했다.
삼일상고-연세대를 나온 양희종은 2007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KGC의 전신 KT&G에 지명, 17년간 KGC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17년 도안 KGC의 3차례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고, 강력한 수비와 라커룸 리드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성민 KGC 수석코치는 양희종과 함께 프로에서 코트를 수없이 누볐다. 국가대표 팀에서도 호흡을 맞췄고, 수석코치로 함께 생활했다.
KGC는 동아시아슈퍼리그(EASL)에 참석 차, 일본 우츠노미야에 있다. 현지에서 만난 조성민 감독은 정확하면서도 풍부한 근거를 들어 "양희종은 역대 최고 수비수"라고 극찬했다.
예전 KBL 초창기에는 전문 수비수들의 비중이 크지 않았다. 공격에 초점을 맞췄고, 수비는 비중이 많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강력한 수비력으로 정규리그 돌풍을 일으키자, 수비는 계속 강조됐고, 수비수들이 가치는 점점 증가했다. 연세대 시절 양희종은 공수 겸장의 포워드였다. 하지만 프로에서 양희종은 특출한 수비력으로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조성민 코치는 "내가 경험한 가장 뛰어난 수비수는 '양양'이다. 양동근 코치와 양희종"이라고 했다. 그는 "양동근 코치의 수비가 워낙 좋았지만, 양희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갖춘 선수"라고 했다.
그는 "양희종은 내가 현역에서 뛸 때도 수비수로서 기본적 존재감이 달랐다. 1번(포인트가드)부터 5번(센터)까지 모두 맡을 수 있는 선수였다. 지금 내가 KGC 코치를 하기 때문에 하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 코치는 "부상 이후 많이 느려졌지만, 프로 초창기 양희종은 상당히 빨랐다. 게다가 파워와 높이까지 지니고 있었던 전천후 수비수"라고 했다.
타고난 신체조건이 '하드웨어'라면 조 코치가 가장 감탄한 부분은 '소프트웨어'였다. '양희종의 가장 특출난 수비 요소 하나를 꼽아달라'고 하자 그는 한참을 생각한 뒤 "수비 의지"라고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묻자 "보통, 실전에서 수비수는 공격수가 10차례를 공격한다고 치면, 모두 막기는 힘들다. 특출난 수비수라고 해도 10번 중 2~3번은 따라가는 것을 포기한다. 그런데 양희종의 수비 의지는 정말 특별했다. 역대급이었다. 끝까지 따라가서 공격수를 괴롭게 만들었다. 10번 중 10번 모두 그런 식이었다"고 했다. 또 "코치로서 느꼈던 것은 어떤 수비 전술을 얘기하면 모든 맥락을 이해한다. 게다가 팀동료들 중 수비가 약한 선수가 소위 '수비 구멍'을 생기면 노하우와 본능으로 그 약점을 최선을 다해 메운다. 양희종이 수비수로서 가장 무서운 부분이자, 역대 최고의 수비수로 꼽는 핵심 이유"라고 했다. 우츠노미야(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