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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은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두 팀 모두 BNK에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 4패로 뒤지게 됐다. 만약 승패가 동률일 경우 순위를 가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맞대결 패배가 더욱 뼈아플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다 BNK에 자력으로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게 됐다. 2위는 플레이오프를 홈에서 시작할 수 있기에 분명 탐나는 자리이다. 올 시즌 3개팀이 홈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기에 더욱 그렇다. 3위 역시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인 우리은행을 피할 수 있다는 '엄청난' 이점이 있기에 분명 도전할 가치가 있다.
26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두 팀의 시즌 마지막 대결은 최소 3위를 확보하고, BNK의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2위까지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경기였기에 긴장감은 남달랐다. 이날 만약 신한은행이 패한다면 4위가 확정되고, 삼성생명이 패할 경우 신한은행과 공동 3위로 내려앉는 상황이었다. 이래저래 결코 놓칠 수 없는 '단두대 매치'.
1쿼터는 김소니아를 앞세운 신한은행의 우세였다면, 2쿼터는 배혜윤을 앞세운 삼성생명의 기세가 앞섰다.
하지만 이날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스타팅 멤버로 나서지 못했던 베테랑 배혜윤은 역시 '게임 체인저'였다. 배혜윤은 1쿼터 중반에 투입된 후 쿼터 막판 5득점으로 몸을 푼데 이어, 26-29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으로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며 3득점으로 동점까지 만들었다. 무엇보다 배혜윤이 코트에 버티고 있자 삼성생명 젊은 선수들이 힘을 냈다. 강유림과 조수아가 득점 행진에 다시 가세하면서 전반을 45-41로 다시 앞설 수 있었다.
3쿼터에서도 배혜윤은 포스트업 혹은 리버스 레이업슛 등 자신의 특기를 발휘, 10득점을 만들었고 폭넓은 시야로 동료들을 활용하는 한편 공을 향해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후배들에게 자극을 이끌어냈다. 김소니아 역시 지치지 않는 몸놀림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생명이 신한은행 구 슬과 김진영에 맞서 신이슬과 강유림이 3점포로 맞불을 놓으며 4쿼터 70-60까지 앞설 때까지만 해도 그대로 경기는 끝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연속된 3점슛과 골밑 이지샷이 계속 빗나가는 사이 신한은행은 이경은과 김소니아 김진영이 10득점을 합작한데 이어 김소니아와 김진영의 연속 골밑슛이 더해지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47초를 남기고 김소니아가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시키며 77-70,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신한은행은 77대73으로 승리한 반면 삼성생명은 마치 마법에 홀린 것처럼 8분 넘게 무득점에 그치며 신한은행에 공동 3위를 허용했다. 김소니아는 무려 33득점-1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김진영이 23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