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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KB스타즈의 2022~2023시즌은 사실상 끝났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번 시즌의 실패 요인을 점검, 다음 시즌 다시 정상에 도전하기 위한 힘을 되찾은 것이다.
사실 KB는 그동안 박지수의 경기 내 비중을 줄이기 위해 애를 썼다. 데뷔 시즌을 제외하곤 박지수가 경기당 평균 30분도 뛰지 않은 것은 이번이 유일했다.
하지만 경기당 득점과 리바운드는 그 전 시즌과 비교해 크게 줄지 않았고, 오히려 어시스트는 증가하면서 나름의 효과를 봤다. 기존에는 자신의 플레이에 몰두했다면, 이제는 동료들의 움직임을 잘 살피고 이를 활용하는 팀 플레이에 눈을 뜨면서 더욱 무서운 선수가 됐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다시 시행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박지수가 버티고 있는 KB를 막을 수 있는 팀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얘기는 기정사실이다. 챔프전에서 박살이 난 우리은행이 KB를 꺾기 위해 FA 김단비를 영입했다고 공언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리 박지수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하더라도 혼자서 통합 우승을 이끈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올 시즌 KB의 전력 약화는 실력적인 것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훨씬 컸다. 박지수가 코트에서 함께 뛰는 경기는 물론이고 스타팅으로 나오지 않았더라도 벤치에서 언제든 출전할 준비를 하고 있는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팀 경기력은 큰 차이를 보였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이나 선수들 모두 인정하는 '자신감'의 문제였다. 비록 뒤지고 있더라도 승부처에 투입될 박지수가 있기에 절대 포기하지 않고 결국은 승리할 것이란 심리적인 우월감이 올 시즌에는 완전히 반대로 작용, 리드하고 있다가 역전을 당한 후 다시는 이를 뒤집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며 결국 패하는 경기가 더 많았다.
어쨌든 KB로선 박지수의 물리적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동료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과 더불어 그가 없을 때도 경쟁력 있게 대처할 수 있는 플랜B와 C를 더욱 확고하게 정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래야 다음 시즌에 다시 통합 우승을 가시권에 둘 수 있음은 물론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