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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부산 BNK가 용인 삼성생명을 눌렀다.
1쿼터=사냥의 대상이 된 키아나 스미스
경기 전 예상은 삼성생명의 우위. BNK가 하나원큐를 연장 혈투 끝에 잡긴 했지만, 베스트 5에 비해 식스맨은 부족했다. 여기에 김한별과 진 안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1쿼터는 달랐다. 일단 삼성생명의 공격 날카로움이 줄어들었다. 키아나 스미스가 이소희의 대인 마크에 묶였다. 배혜윤이 김한별의 좁은 수비폭을 이용, 미드 점퍼로 활로를 뚫었지만, 폭발력은 부족했다.
반면, BNK는 강력한 트랜지션으로 속공. 게다가 특징적 2대2가 있었다.
키아나 스미스의 스크린 대처가 좋지 않았다. 안혜지가 김한별의 스크린을 받자, 삼성생명은 배혜윤과 키아나 스미스의 스위치가 원활치 않았다. 안혜지와 김한별의 두 차례 2대2 공격이 순조롭게 통했다.
수비가 약한 선수를 타깃으로 공격을 하는 전술을 '매치업 헌팅'이라고 한다. BNK 김한별은 우리은행, 하나원큐에게 '매치업 헌팅'을 당했지만, 1쿼터는 키아나 스미스가 그 대상이 됐다. 스크린 수비의 약점을 이용한 BNK의 공격. 김한별은 미드 점퍼 뿐만 아니라 3점포까지 터뜨리면서 흐름을 주도했다. 결국 20-18, 2점 차 BNK의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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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쿼터 삼성생명의 활동력은 좋지 않았다. 2쿼터도 마찬가지였다. 강유림의 행운의 3점포가 터졌지만, 이소희가 크로스 오버 드리블에 의한 3점포를 터뜨리면서 대응. BNK는 스위치에 의한 미스매치를 이용한 공격에 주력했다.
공격 리바운드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연거푸 공격 리바운드를 뺏기면서 고전했다.
삼성생명은 배혜윤이 김한별의 좁은 수비 폭을 활용한 미드 점퍼로 대응했지만, BNK는 한엄지가 연속 5득점을 터뜨렸다. 곧이어 이소희가 절묘한 1대1 사이드 돌파에 의한 플로터로 득점. 32-25, BNK의 7점 차 리드.
이때, 삼성생명 '재능 농구'의 위력이 나왔다. 올 시즌 스텝 업에 성공한 신이슬이 스틸에 의한 골밑 득점. 강유림이 페이크 이후 골밑 단독 돌파. 그리고 속공 상황에서 키아나 스미스가 찔러준 패스를 배혜윤이 바스켓 카운트로 마무리. 32-33, 1점 차까지 추격했다. 분명 흐름은 BNK가 주도했지만, 순식간에 삼성생명은 젊은 재능들을 주축으로 흐름을 변화시켰다.
작전 타임을 부른 BNK. 한엄지가 침착하게 골밑을 파고들며 흐름을 다시 뺏아오는 골밑 득점에 성공. 한엄지는 올 시즌 BNK가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다. 재능은 넘치지만, 노련함이 부족한 BNK 농구에 침착함을 더할 수 있는 카드로 평가받고 있다. 흐름을 바꾼 BNK는 진 안의 속공까지 나오면서 다시 리드를 잡아냈다.
삼성생명은 스미스의 야투 실패와 2차례 실책이 나왔다. BNK는 안혜지의 스틸과 이소희의 속공으로 또 다시 득점에 성공. BNK는 3-2 지역방어로 수비를 변환시켰다.
삼성생명은 두 차례 패스 미스. 이소희가 코너의 3점포를 쏘면서 기세를 올렸다. 43-32, 11점 차까지 달아났다. 삼성생명은 강유림의 코너 3점포로 반격했지만, 전반 정료 3초를 남기고 안혜지의 골밑 돌파로 또 다시 득점. 결국 45-35, 10점 차 BNK 리드로 전반 종료. 안혜지는 7득점, 9어시스트, 이소희는 14득점. 키아나 스미스는 2득점(야투율 17%). 전반전 만큼은 BNK의 재능농구가 삼성생명보다 더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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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의 답답한 흐름은 여전했다. 반면 BNK는 3-2 지역방어로 삼성생명의 미세한 약점을 공략했다. 삼성생명이 김한비 김단비 등을 투입, 김한별과 진 안의 높이를 의식한 매치업. BNK는 지역방어로 가드가 부족한 삼성생명의 공격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김한별의 연속 득점, 그리고 이소희와 안혜지의 득점이 나왔다. 특히 안혜지는 스크린을 받은 뒤 곧바로 골밑으로 돌파. 키아나 스미스와 빅맨의 협력 수비가 엉킨 약점을 또 다시 찔렀다.
이때, 키아나 스미스가 또 다시 실책. BNK 김한별은 괴력을 발휘, 공격 리바운드 2개를 연거푸 잡은 뒤 이소희의 3점포가 터졌다. 57-39, 무려 18점 차로 벌어졌다. 결국 스미스는 신이슬로 교체.
삼성생명은 수비가 강화되기 시작했다. 신이슬의 절묘한 패스를 컷인한 김단비가 골밑 득점. 강유림이 공격 리바운드 이후 잡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 결국, 64-50, 15점 차 BNK의 리드.
4쿼터=파울 트러블은 기우였다.
배혜윤의 첫 득점으로 출발. 삼성생명이 추격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BNK의 약점 중 하나는 주전 의존도가 너무 심하다는 점이다.
김시온 이사빈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스쿼드가 두터운 삼성생명에 비하면 역부족. 8분16초를 남기고 김한별의 파울. 김한별과 한엄지가 모두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하지만, 기우였다. 김한별은 노련하게 끝까지 코트를 누비면서 승부처 3점포와 리바운드로 BNK의 공격을 주도했다.
반면, 스미스가 빠진 삼성생명은 여전히 공격 전개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평범한' 팀이 됐다. 1분47초를 남기고 82-62, 20점 차까지 스코어는 벌어졌고, BNK는 백업진을 풀 가동하며 주전들이 조기퇴근했다.
BNK는 김한별이 여전히 수비에서는 활동폭에 문제가 있다. 배혜윤이 이날 미드 점퍼로 대량득점을 올린 이유. 하지만, 공격리바운드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혜지는 지난 2경기에서 비 시즌 날카로운 모습이 다소 무뎌졌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스프레이 패스로 20-10(20득점, 13어시스트)을 달성했다. 게다가 공격에서도 날카로운 돌파와 3점포를 섞으면서 업그레이드 된 야전사령관의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이소희는 순간적 1대1 상황에서 개인 능력으로 자신의 몫(22득점)을 100%했다. 한엄지도 좋았다.
삼성생명은 3연승 질주에 가려진 약점이 드러났다. 일단, 확실한 코어의 부족 현상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배혜윤을 중심으로 키아나 스미스, 강유림 등 재능 농구로 강력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수비가 무너졌다.
키아나 스미스는 상대의 압박과 스크린 수비에 약점을 드러냈다. 향후 이 약점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삼성생명의 성적 뿐만 아니라 레이스 판도를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용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