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제가 경기를 뛴 것 같네요."
전 감독이 이끄는 KCC는 2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99대93으로 승리했다.
3연패 위기에서 탈출한 KCC는 5연승에 도전하던 KGC의 파죽지세에 고춧가루를 뿌리며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 감독은 "내가 한 게임 뛴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오늘 출전한 9명의 선수 모두가 정말 정신적으로 잘 무장했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실은 이근휘 때문에 그동안 많이 속상했다. 근휘 자신도 심적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노력을 많이 했지만 플레이가 안되는 바람에 그랬을 것이다. 그런 부담을 털게 됐으니 다행이다."
이어 전 감독은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이근휘를 전주에 데려오지 않으려고 했다. 차라리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 뒤 이근휘에게 기회를 다시 주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최형길 단장께서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게 어떠냐고 하시더라. 4일에 3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인 만큼 한 번 더 기회를 줘보자고 했는데, 오늘 정말 너무 잘해줬다. 너무 기쁘다."
전 감독은 "이근휘는 자신도 상당히 많이 기쁠 것이라 생각한다. 경기 중에 3점슛을 넣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 좋았다"고 칭찬했다.
자신을 향한 채찍도 빼놓지 않았다. 경기 종료 5분전 쯤, 10점 차 앞서고 있을 때 작전타임을 불렀는데 이게 패착이 될 뻔 했다는 것.
전 감독은 "타임 이후 역전을 당했다. 좋았던 흐름을 끊은 게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감독 생활 오래했지만 내 스스로 아쉬움이 큰 경기 운영이었다. 선수들을 괜히 힘들게 한 것 같았다. 나도 심사숙고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할 뻔한 경기를 선수들이 살려줘서 정말 고맙다"는 감사인사로 짜릿한 연패 탈출을 정리했다.
전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