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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수원 KT가 4강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1차전에서 원주 DB에 승리를 거뒀던 KT는 2연승으로 B조 1위를 차지, 고양 캐롯과 4강전을 벌인다. 나머지 4강 경기는 창원 LG와 울산 현대모비스가 맞붙는다. 이로써 컵대회 4강 대진이 완성됐다.
이날 경기 전 변수가 발생했다. KCC는 간판 허 웅이 결장했다. 1차전 레이업슛 이후 착지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했다. KT 역시 좋은 컨디션을 보이던 하윤기가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다.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KT는 하윤기 대신 슈팅력이 좋은 빅맨 김민욱과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이두원을 번갈아 출전시켰다. KT 1순위 외국인 선수 은노코는 경기 전 몸을 풀었지만, 출전하진 않았다.
KCC는 송동훈 김동현 이근휘 등 신예 가드들을 적극 기용했고, 공수에서 세밀한 약점들은 있었지만, 강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KT 외곽을 압박했다. KT가 달아나면 KCC가 추격하는 모양새였다.
KCC가 3쿼터 한때 2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쿼터 막판 2개의 실책이 뼈아팠다. KT는 김민욱이 오픈 3점슛을 깨끗히 성공시킨데 이어 양홍석의 드라이브 인으로 인한 라건아의 도움 수비에 코너에 있는 아노시케에게 킥아웃 패스. 결국 아노시케마저 3점포를 터뜨렸다. 5.8초 남은 상황에서 KCC는 송동훈이 또 다시 패스미스, 양홍석이 속공 득점까지 추가했다. 순식간에 72―61, 11점 차로 벌어졌다.
4쿼터 초반, KT는 분위기를 완벽하게 장악했다. 양홍석의 3점포와 아노시케의 미스 매치를 활용한 골밑 연속 득점이 터졌다. 결국 18점 차로 벌어지며 사실상 승패는 결정됐다.
KT는 하윤기가 없었지만, 백업 빅맨 김민욱이 인상적 경기력을 보였다. 3점슛이 정확한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레치형 빅맨이다. 이날 전반 폭풍같은 득점으로 KCC의 추격을 따돌렸다. 수비에서도 게임 감각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이승현의 슛을 잇따라 블록하며 공수에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아노시케는 여전히 위력적인 공격 옵션임을 입증했고, 양홍석도 무리없이 팀 공수를 이끌었다.
KCC는 이승현이 순간순간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재활 이후 코트에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아 경기 감각이 떨어진 모습. 론데 홀리스 제퍼슨은 미드 레인저 공략과 외곽 1대1 페이스 업 공격에는 일가견이 있었지만, 골밑 수비에서는 의문점을 남겼다. 단, KCC가 이날 송동훈 김동현 이근휘 등 신예 가드진을 주로 사용하면서 전체적 팀의 시스템이 흔들리는 모습. 결국 팀에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은 제퍼슨 역시 혼란함이 가중되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없었다. 통영=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