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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한 전문가는 "올 시즌 삼성이 심상치 않다"고 했다. 최근 3년 간 삼성은 침체를 거듭했다. 승부처에서 약했고, 공수 조직력은 기복이 심했다. 확 무너지는 경기도 있었다. 전형적 약체의 모습이었다.
삼성이 심상치 않다고 말한 그 전문가의 근거는 2가지였다. 일단, 삼성의 승부처 코어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삼성 은희석 감독은 김시래와 이정현을 동시에 투입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을 알고 있다. 공수 활동력을 극대화할 수 없고, 수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공수에서 탄탄한 이동엽을 그들의 파트너로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은 감독은 "4쿼터 승부처 이전까지 김시래와 이정현을 번갈아 투입시키고, 승부처에서 두 선수를 함께 투입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같다"고 했다. 김시래와 이동엽, 이정현과 이동엽으로 4쿼터 막판 승부처 이전까지 가드진을 구성한 뒤 절체절명의 4쿼터 막판 공격 결정력이 뛰어난 김시래와 이정현을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의 승부처 약점은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될 수 있다. 여기에 2대2에 특화된 테리가 결합한다면. 삼성의 승부처 대응 능력은 극대화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2옵션 외국인 선수 마커스 데릭슨의 능력이었다. 데릭슨은 몇 해 전 KT의 1옵션 외국인 선수로 KBL에 데뷔했다. 시즌 초반부터 3점슛 능력 하나만큼은 '찐'이었다. 특히, 승부처에서 장거리 3점슛 적중도는 상당히 높았다. 실제 속초 전지훈련에서 톱에서 던지는 장거리 3점포가 수차례 적중했다. 단, KT시절 데릭슨은 끈끈함은 부족했다. 활동력이 좋지 않았고, 골밑 수비에 약점이 있었다. 그런데, 올 시즌 데릭슨은 파워가 약간 늘어난 모습이다. 골밑에서 버티는 힘이 증가한 상태이고, 절실함도 있다. KT 시절에는 타 해외리그 진출 등 옵션이 많았지만, 최근 2년 간 '구직 활동'이 쉽지 않았다. 즉, 끈끈함과 함께 최상급 3점슛, 그리고 1대1 능력을 갖춘 데릭슨이 삼성의 공격을 15~20분 정도 '하드 캐리'한다면 삼성의 약점인 '코어 형성'이 자연적으로 되면서 강해질 수 있다.
은 감독은 "시즌 초반 많이 불안할 수 있고, 나 자신도 초보 감독으로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 부분을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단, "지금 팀 컬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밀어부칠 것"이라고 했다. 삼성의 올 시즌 행보가 정말 흥미롭다. 통영=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