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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막걸리 지성드리고, 묘약 살포작업도 하고….'
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선수단을 지원해 온 구단 프런트들의 숨은 정성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단의 노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간절하게 쏟아부었던 그들만의 정성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숨은 사례로 SK 특유의 속공 플레이를 살렸던 '살포작전'이 있다. 이재호 운영팀장은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3시간 전부터 농약 살포기같은 배낭식 분무기를 메야 했다. 농부가 애지중지 작물을 돌보듯 코트 구석구석을 훑으며 살포작업을 했다. 얼핏보면 코로나19 소독약을 뿌리는 것 같지만 그가 뿌린 것은 '논슬립 코팅제'였다. 미끄러짐 방지를 위해 실내 스포츠 경기용으로 개발된 특수 액체물질이라고 한다. 이걸 뿌리고 닦아내면 뽀득뽀득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SK 프런트는 먹고 마시는 것 하나에도 정성을 담았다. 이른바 '막걸리 루틴'이다. 지난 3월 31일 고양 오리온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며 천신만고 끝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을 때다. 이 팀장과 김혜진 마케팅팀장 등 프런트들은 이날 경기 전 고양체육관에 2시간 전, 너무 일찍 도착한 뒤 저녁식사를 해결할 겸 대화역 인근을 배회하다가 전통식당을 찾았다. 메뉴는 파전, 뭘 마실까 고민하다가 지성을 드릴 때 막걸리가 빠지지 않으니 승리를 염원하기 위해 막걸리를 시켰다. 공교롭게도 그날 우승을 확정했다.
이후 4월 24일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다시 고양을 방문했다. 김 팀장 일행은 그때와 똑같이 일찍 도착해 같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로 '막걸리 루틴'을 했다. '약발'이 통했을까. SK가 패배 위기를 딛고 5점차 신승을 거두면서 3연승으로 챔프전에 조기 진출했다.
SK 관계자는 "원정 응원 갔다가 음주했다고 오해받을까봐 쉬쉬 했지만 챔피언에 올랐으니 이제는 말 할 수 있다"면서 "논슬립제 살포 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아니지만 우승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은 프런트의 심정으로 이해해달라"며 활짝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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