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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결말이 뻔한 소설이나 영화는 재미가 없다. 팽팽한 긴장감과 짜릿한 반전이 있어야 제법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게 마련이다. 프로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늘 이기는 팀이 이기고, 우승하는 팀만 우승하는 리그는 팬들의 사랑을 받기 쉽지 않다. 아쉽게도 한국 여자프로농구(WKBL)는 지난 10여 년간 이런 분위기였다. 하나의 '절대강자'가 나타나 한동안 리그를 휩쓸어버리는 양상이었다. 점점 팬들이 흥미를 잃어갔다.
2018~2019시즌에 '7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하던 우리은행을 저지한 팀이 안덕수 감독이 이끄는 KB스타즈였다. 박지수와 카일라 쏜튼을 앞세워 우리은행을 격침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시즌에 2연속 우승을 꿈꿨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가 조기 종료되며 그 꿈은 무산됐다.
어쨌든 2000년대 중후반 이후 리그 우승은 3개팀이 번갈아가며 차지해온 셈이다. 그간 나머지 구단들은 냉정히 말해 '들러리 역할'에 그쳤을 뿐이다. 보통 2개 많아야 3개팀이 승률 5할을 넘었고, 나머지는 잘해봐야 3할대였다. 1할대에 그치며 다른 팀에게 '승리 자판기' 역할을 해온 팀도 있었다. 그래서 매 시즌 전력 불균형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생명, BNK, 하나원큐도 승리와 패배를 주고받으며 리그를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일단 초반 분위기는 '가위바위보' 양상이다. 가장 이상적인 리그 스타트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시간이 흐르고, 경기수가 쌓이면 서서히 팀간 승차가 벌어질 것이다.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 시기가 천천히 올수록 리그는 좀 더 활기차게 돌아갈 수 있다. 10여년 만에 WKBL에 긴장감이 흐른다. 관중 입장 허용을 앞두고 상당한 호재라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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