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1명의 선수가 너무나 중요해졌다.
1, 2차전 김시래의 게임 조율로 LG가 짜릿한 역전승. 하지만 2차전 막판 햄스트링 부상으로 3차전 결장. 보란 듯이 KT가 LG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LG 현주엽 감독은 "김시래의 공백이 너무 컸다"고 고개를 숙였고, KT 서동철 감독은 "김시래가 없어서 수비에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김시래는 이변이 없는 한 4차전에 출전할 예정.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은 간단하지 않다. 정상 컨디션도 장담할 수 없다. 김시래를 둘러싼, 양팀의 손익계산서. 그리고 시리즈 전망을 철저히 해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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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포츠에서 햄스트링 부상은 상당히 골치 아프다. 쉽게 낫지 않고, 오랜 기간 푹 쉬어야 완치가 가능하다. 여기에 재발 가능성이 높다.
김시래는 이미 시리아, 레바논과의 농구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대표팀에 차출된 뒤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꾸준히 치료했고, 6강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하지만, 1, 2차전 격전을 치르면서 다쳤던 햄스트링 부위가 또 다시 말썽을 일으켰다.
다행히 경미했다. 하지만 우습게 볼 수 없었다. 김시래는 2차전 막판 쓰러진 뒤 라커룸에서 "3차전 출전이 문제없다"고 했지만, 자고 일어난 뒤 다친 부위에 미세한 통증을 느꼈다. 힘을 주면 '불편하게' 당기는 통증이다. 결국 3차전 직전 현주엽 감독은 고심 끝에 '스타팅 제외. 단, 승부처 투입'이라는 김시래 기용법을 '엔트리 제외, 3차전 결장'으로 급히 변경했다. 햄스트링 부상의 특수성에 따른 재발 방지를 최대한 고려했기 때문.
문제는 이 통증이 은근히 오래 간다는 점이다. 올 시즌 맹활약했던 KGC 랜디 컬페퍼와 KT 데이빗 로건 역시 햄스트링 부상과 치료, 그리고 재발이라는 과정 속에서 끝내 시즌을 접어야 했다. 게다가 플레이오프라는 격렬한 게임의 특성 상 햄스트링 재발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3차전 쉬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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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1, 2차전을 잡아냈다. 결국 치열한 힘 싸움에서 이겼다. KT는 높이가 떨어진다. LG는 메이스와 김종규라는 리그 최상급 트윈 타워가 있다. 이 힘을 앞세워 KT를 압박했고, 결국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단순한 포스트 업 공격만으로 KT를 잡아낼 순 없다. 김시래는 그래서 엄청난 가치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게임을 조율했다. 메이스와 간결하면서도 화려한 2대2 공격. 거기에 따른 김종규의 미드 레인지 점퍼. 여기에 메이스의 더블팀이 들어올 때 외곽 패싱 이후 조성민의 오픈 3점슛까지. 김시래의 리딩 역할은 단순한 가드 이상이었다. KT 입장에서는 LG의 강한 포스트를 신경 쓰면서도, 호시탐탐 틈을 노리는 김시래의 절묘한 2대2와 패싱 게임을 신경써야 하는 2중고를 겪어야 했다. 결국, 막판 무너졌다.
3차전은 양상이 완전히 달랐다. LG는 '김시래 공백'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없었다. 메이스의 단순한 포스트 업 공격과 거기에 따른 옵션만이 존재했다. 2, 3쿼터 그레이가 있을 때, 메이스와 그레이의 개인 기량으로 힘겹게 추격했지만, 4쿼터 완전히 무너졌다. 더 이상의 공격 옵션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KT 외곽 수비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허 훈은 "확실히 (김)시래 형이 없기 때문에 수비에 대한 부담감이 줄고 골밑을 어느 정도 체크할 수 있었다. 체력적 부담감도 줄어들었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생겼다"고 했다.
KT가 20점 차로 LG를 대파할 수 있었던 가장 주된 이유. 김시래의 공백이다. 당연히, 현주엽 감독은 "4차전 김시래를 투입시키겠다"고 했다.
김시래의 햄스트링 부상은 여전히 경미한 수준이다. 힘을 주면 약간의 통증만 있는 상태다. 그런데, 4차전 투입 후 재발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시래가 중간에 뛰다가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되면, LG 입장에서는 더욱 골치아파 진다. 더욱 유리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됐다는 의미는 더욱 증상이 악화, 올 시즌을 접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KT가 더욱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반면, 김시래가 4차전에서 정상 컨디션을 보이면, LG가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그의 코트 위 존재감은 극대화된 상태. LG와 KT의 6강은 '김시래 시리즈'가 됐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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