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GC와 LG의 보이지 않는 작은 차이 '정성'에서 갈렸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1-07 07:30







경기 전 만난 두 팀 감독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 공동 4위로 순위표 상 우위에 있던 김승기 KGC 감독은 "우린 오세근-양희종 정상급 선수 2명이 있는데 (몸상태는)정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시즌을 개막하기 전 대표팀에 차출돼 다녀오고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점 등을 이르는 말이었다. 대신 두 외국인 선수가 성의가 없이 뛰는 것 같아서 호되게 야단 좀 쳤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6강 이내에 든 것은 선수들이 감독 보기에 미안할 정도로 열심히 뛰어주기 때문이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

상대팀 LG쪽 벤치는 다른 이유로 한숨을 쉬었다. 현주엽 감독은 "팀을 빨리 재정비 하고 싶은데…. 수비의 기본부터 안되고 있어 기본을 강조하고 있다.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갖는 수밖에…"라고 말했다. 미안할 정도로 열심히 뛴다는 KGC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KGC는 LG와의 시즌 맞대결에서 2승1패, 홈 맞대결에서는 9연승을 달리는 중이었다. 게다가 LG는 시즌 4연패, 어느 쪽이 더 간절한지는 기록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양팀 선수들의 투혼은 경기 초반부터 일찌감치 갈렸다. LG가 뒤늦게 불같은 투혼을 보였지만 앞서 잃은 게 아쉬운 승부였다.

안양 KGC가 'LG 킬러'의 위용을 재확인하며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KGC는 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홈경기서 레이션 테리의 원맨쇼 활약을 앞세워 82대74로 승리했다. 테리는 한 경기 최다득점(4쿼터 기준) 타이기록인 45득점(13리바운드)를 쏟아부었다. 이날 경기로 LG는 5연패 수렁에 빠졌고 KGC는 KCC와 나란히 공동 4위를 유지했다.

경기 초반부터 KGC는 오세근을 필두로 레이션 테리를 앞세워 리드를 지켜나갔고 LG는 제임스 메이스(32득점-14리바운드) 외에 마땅한 득점 루트를 찾지 못한 채 계속 끌려갔다.

29-19, KGC의 초반 기선제압으로 시작된 2쿼터. 용병 2명을 투입할 수 있게 되자 경기력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났다. KGC의 두 용병은 김 감독의 채찍이 통한 듯 리바운드는 물론 공격에서 이른바 '미친 듯' 뛰는 자세가 보였다.


반면 LG는 실수가 너무 많았다. 가드 조쉬 그레이는 패스 미스와 쉬운 슛을 자꾸 실패해 김빠지게 했다. 메이스 역시 골밑 노차징존에서는 잘 버텼지만 슛 정확도가 떨어졌다. 국내 선수마저 노마크 오픈 찬스에서도 자신있게 던지지 못해 답답하게 만들었다. 찬스만 잡았다 하면 자신있게 슛을 시도하고 상대 파울에 따른 추가 자유투까지 쏙쏙 넣는 KGC와는 확연히 달랐다.

3쿼터 중반 LG의 수비 리바운드가 살아나면서 한때 10점차(47-57)까지 추격했지만 탄력을 올리지는 못했다. 정확도 떨어지는 그레이에게 의존한 외곽포는 번번이 실패했고 국내 선수의 득점 공헌마저 빈약했다.

그렇다고 쉽게 물러날 수 없는 LG였다. LG는 4쿼터 승부처에서 무서운 투혼을 발휘했다. 식스맨들의 활약이 빛났다. LG는 4쿼터 시작과 함께 상대 용병 테리에게 4점을 내주는 대신 3분45초 동안 메이스, 유병훈 박인태 이원대 등을 앞세워 7점을 쓸어담으며 67-69 턱밑까지 추격했다. 허를 찔린 KGC벤치는 바빠졌고 경기장 함성은 한층 뜨거워졌다.

하지만 추격의 기쁨도 잠시. LG는 다시 악재를 만났다. 내내 경기를 꼬이게 했던 턴오버가 또 나오면서 맥이 풀렸고 종료 5분22초를 남기고 너무 일찍 팀파울에 걸렸다.

그럼에도 LG는 종료 2분45초 전 오세근의 5반칙 퇴장으로 역전 기회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메이스가 자유투 실패에 이어 1분41초 전 5반칙으로 나가면서 동력을 잃고 말았다. '경기 초반 조금 더 정성을 기울였다면…'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은 LG의 패배였다.


안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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