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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슈터' 문경은은 한국 농구의 슈터 계보를 잇는 선수였다. 프로에서 14시즌을 뛰며 통산 610경기에서 9347점을 기록해 역대 통산 득점 4위에 올라있는 문경은은 통산 3점슛 1669개로 1위에 올라있다. 은퇴한지 꽤 됐음에도 지금도 연습 슈팅도 없이 3점슛을 던져 성공시킬 정도다.
그리고 2011∼2012시즌 서울 SK 나이츠의 감독 대행으로 지도자를 시작했는데 당시 9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 문경은 감독은 대행 딱지를 뗀 2012∼2013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정규시즌 우승을 이뤘다. SK 역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이었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울산 모비스의 것이었다. 자신감과 패기가 넘쳤던 신참 문 감독은 모비스의 '만수' 유재학 감독에게 챔피언결정전서 4연패로 무릎을 꿇었다. 모비스는 팀의 중심인 헤인즈를 철저히 막아 SK 공격을 무력화 시키는 전략과 SK가 자랑하는 3-2 지역 방어를 뚫는 공격 패턴으로 SK를 철저히 무너뜨렸다.
문 감독은 절치부심했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 헤인즈와 함께한 2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 오르긴 했지만 챔프전까지는 가지 못했다. 헤인즈가 없는 지난 2년 동안엔 팀 성적도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SK는 문 감독의 지도력을 믿었다.
7년의 지도자 생활을 한 그는 어느덧 유연해졌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작전과 선수 기용을 할 줄 아는 감독이 됐다. 그리고 SK에겐 18년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자신도 17년만에 우승 반지를 받게 됐다. 빠르고 활기찬 농구로 우승까지 만들어낸 '지도자' 문경은의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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