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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높힌 모비스 돌격대장 이대성, KGC 높이를 파괴하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8-03-19 21:05


모비스 이대성은 강렬했다. 피터슨을 완벽히 수비에서 제어, 공격에서 모비스 속도전의 돌격대장이었다. 사진제공=KBL

모비스가 반격의 1승을 거뒀다.

모비스는 19일 울산 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6강(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이대성(22득점 5어시스트) 박경상(16득점)의 맹활약으로 데이비드 사이먼(25득점, 7리바운드)가 분전했지만 피터슨(13득점 5리바운드)이 부진한 KGC를 98대77로 대파했다.

경기 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결국은 사이먼이다. 1대1로 막을 수 없다. 단, 오세근은 아직 컨디션이 완전치 않고, 전성현은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가장 중요하게 준비한 부분은 사이먼에게 볼 투입을 어렵게 하기 위한 외곽의 수비 조정. KGC 김승기 감독은 "전성현이 2차전에서는 잡힐 수 있다. 하지만 수비수가 붙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된다면 다른 선수에게 찬스가 간다"고 했다. 고민은 피터슨이었다. "좋은 때는 너무 오버하고, 나쁠 때는 폭주한다. 교체해서 '벤치'에서 다독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2차전의 핵심 키워드는 양 팀 감독의 고민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종합하면, 사이먼이 승패의 열쇠. 여기에 외곽의 전성현까지 터지면, KGC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런 흐름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수비에서 끊어야 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었다.

사이먼의 골밑 장악력은 압도적이다. 모비스에게 가장 뼈아픈 부분은 사이먼과 블레이클리의 좁힐 수 없는 간격이다. 포스트 수비가 되지 않는 블레이클리. 공격에서도 실책이 많다. 반면, 사이먼의 가장 무서운 점은 모비스가 상승세를 탈 때 그 흐름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포스트 업, 미드 레인지 점퍼의 적중률이 매우 높다. 자연히 사이먼이 볼을 잡으면 수비가 몰리고, 외곽의 이재도 전성현이 이 틈을 파고들어 공격한다.

초반 흐름은 모비스. 이대성의 3점슛 3방과 압박에 의한 상대 실책을 유도하며 20-15로 앞서갔다. 하지만 이때 사이먼이 골밑을 공략하며 흐름을 끊었다. 2쿼터 이재도의 1대1 돌파가 성공하며 역전, 사이먼이 3점슛까지 터뜨렸다.

이때 모비스는 이대성 양동근 박경상 등 3가드를 투입, 템포를 올린다. 피터슨이 무리한 슛 셀렉션으로 공격권을 허무하게 내주자, 모비스가 양동근, 테리, 박경상이 3점포를 작렬시켰다. 강력한 패싱게임에 의한 3점포였기 때문에 더욱 묵직했다. 모비스가 흐름을 탈 때, 역시 사이먼이 침착하게 골밑에서 2점슛으로 추격한다. 흐름을 끊어줌과 동시에 사이먼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치열한 공방전. 46-45, 1점차의 모비스 리드. 경기내용은 모비스가 좀 더 좋았지만, 결국 KGC의 힘이 강렬했던 전반전.


KGC 큐제이 피터슨은 폭주했다. 벤치에서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2차전 패배의 장본인이었다. 사진제공=KBL


그런데 두 가지 요소가 맞물리면서, 모비스가 주도권을 잡았다. 일단, 모비스는 템포를 높혔다. 경기 속도를 높히면서 속공의 빈도가 늘어났다. 블레이클리는 정적인 1대1 포스트업은 실수가 많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속공과 컷-인 등의 동적인 농구에 익숙하다. 이대성의 조력이 컸다. 두 선수가 달리면서, KGC는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또 하나, KGC는 피터슨의 '폭주'가 시작됐다. 사이먼을 전혀 골밑에서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잇단 실책으로 모비스 속공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대성은 3점포, 속공 상황에서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풋백 득점, 블레이클리의 속공 득점을 연결하는 레이업 슛 시도 등이 이어졌다. 결국 67-54, 13점 차의 모비스 리드.

이때, 사이먼이 골밑 슛으로 흐름을 끊었다. 그런데, 다시 피터슨이 이대성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했다. 무리했고, 불발. 이대성이 다시 속공 전면에 나서면서 연속 4득점. 결국 71-59, 13점 차로 3쿼터가 끝났다.

모비스 속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이대성은 3쿼터 경기를 지배했다.

4쿼터 초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김승기 감독은 사이먼 대신 피터슨을 내세웠다. 이후, 전성현의 강렬한 3점슛 2방이 터졌다. 77-71, 6점 차 모비스 리드. 남은 시간은 6분26초. 승부처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이때 박경상이 공격 제한시간 막바지, 의미있는 미드 레인지 점퍼를 성공시켰다. 이때, 피터슨의 불안요소가 터져나왔다. 깊숙히 침투했지만, 스틸을 당했다. 박경상이 그대로 속공 성공.

다시 사이먼과 이재도를 투입했지만,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양동근이 결정적 3점포를 터뜨렸고, 이재도와 사이먼의 2대2 공격의 길목을 테리가 차단, 속공 득점을 보탰다.

88-73, 남은 시간은 3분21초. 더 이상 KGC가 추격할 힘이 없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모비스가 이대성 박경상 이대성을 주축으로 템포를 높이면서 속도전을 펼쳤다는 점이다. 빠른 템포이 얼리 오펜스로 KGC의 수비 혼란을 야기했고, 더불어 전력의 핵심인 사이먼의 체력적 부담감을 극대화시켰다. KGC는 김승기 감독이 염려한 피터슨의 '폭주'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1차전과 달리 피터슨의 수비 매치업은 이대성. 하지만 피터슨은 이대성의 높이와 스피드에 무리한 공격을 남발, 높이의 우위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피터슨의 폭주에 KGC의 벤치 역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도 사실. 3차전은 21일 KGC의 홈인 안양에서 열린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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