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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2m 넘는 거 아니야?
KBL의 이번 결정에 현재 팀 주축으로 뛰고 있는 외국인 센터들은 모두 짐을 싸야 한다. 2m가 훌쩍 넘는 로드 벤슨(DB) 데이비드 사이먼(KGC) 버논 맥클린(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등이 대상이다. 한국 무대 터줏대감인 찰스 로드(전주 KCC 이지스)도 애매하다. 프로필상 키가 2m1이다.
그런데 사람의 키는 아침과 밤에 측정해도 다르다. 1cm 정도는 왔다갔다 한다. 또, 측정 방법이나 그 때 상황에 따라 1~2cm는 충분히 오차가 있을 수 있다. 로드는 1cm 정도만 키가 줄면 한국에 남을 수 있다. 로드같은 경우는 재측정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더 뛰고 싶다면 운을 기대해야 한다.
그럴줄 알고 KBL은 나름의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이전 드래프트에서 키를 측정했을 때 2m 이하로 기록됐던 선수들은 별도의 측정 없이 이번 2m 기준을 통과시켜 주기로 말이다. 만에 하나 국가대표 귀화를 선택한 라틀리프가 못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이번 2m 기준 선택이 결국 국가를 위한다는 라틀리프를 위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졸속 행정이라는 내용에 설득력을 더해주는 증거일 수 있다.
KBL은 기존 드래프트 제도를 폐지하고 자유계약 제도 변경을 외쳤다. 이 때까지는 현장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엔 자유 아닌 자유가 돼버렸다. 키도, 돈도 제한을 하면 결국 드래프트와 뭐가 다르냐는 게 구단들의 입장이다. 차라리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구단이 뽑고 싶은 선수 1명만 뽑게 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1명만 뽑으면 토종 선수들 위축 문제도 자연히 해결된다. 모두가 이 길이라고 외치는데, 결정권을 쥔 한쪽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 불협 화음이 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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