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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스토리] 취임식 생략 이상범 감독 "김주성, 당장 꼭 필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4-26 09:50



"팀 개편을 위해서라도 김주성이 필요하다."

원주 동부 프로미가 새 사령탑과 함께 새 출발을 알렸다. 2011~2012 시즌 안양 KGC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이상범 감독. 그 때 자신들에게 아픔을 안겼던 이 감독을 한 식구로 맞이한다. 이 감독이 최근 일본에서 돌아와 동부 감독으로서 본격적 행보에 나선다. 과연 이 감독이 이끄는 동부는 어떤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게 될까.

"취임식? 꼭 할 필요 있나."

이번 챔피언결정전 기간 중 2명의 신임 감독이 탄생했다. 이 감독과 함께 현주엽 신임 창원 LG 세이커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게 됐다. 현 신임 감독은 24일 취임식을 갖고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취임식 개최 소식은 없다. 이유가 있다. 이 감독이 고사했다. 이 감독은 최근 일본에서의 개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감독 선임을 위해 단장과 사무국장이 직접 일본으로 날아간 건 이미 알려진 일. 이 감독의 개인 일정은 재능 기부였다. 이 감독은 KGC 감독 자리에서 내려온 후 일본을 오가며 지도자 수업도 받고,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농구도 가르쳤다. 감독 두 자리 공석이 생기며 자신이 감독 선임 하마평에 오른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인연을 이어온 일본 현지 농구인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다. 그래서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갔다. 감독직 섭외 접촉을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던 결정. 하지만 이런 이 감독의 뚝심을 알아본 동부가 일본에 직접 찾아가는 정성을 보였고, 이 감독도 동부의 진심에 마음을 열었다.

이 감독은 귀국하자마자 25일 구단 수뇌부들과 만났다. 앞으로의 팀 운영 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감독은 "구단에서는 취임식을 해주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내가 정중히 고사했다. 감독 선임이 발표되고 시간이 흐른 것도 있고, 그 취임식 해서 뭐하겠나. 이제 지겹도록 볼 사이인데 선수들이고, 프런트고 괜히 행사 때문에 힘들게 하는 게 싫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KGC 감독 시절부터 권위를 앞세우기 보다는 수수한 동네 아저씨처럼 주변 사람들을 대했던 이 감독의 스타일이 동부에서도 유지될 전망이다.

"김주성, 당장은 필요하다."

동부는 이 감독을 영입하며 리빌딩 의지를 천명했다. 이 감독이 KGC 감독 시절 양희종-김태술(현 서울 삼성 썬더스)-이정현-박찬희(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오세근 중심의 젊고 빠른 팀으로 리빌딩한 경험을 높이 샀다.


이로 인해 동부는 베테랑 가드 박지현의 은퇴를 결정했다. 남은 선수는 프로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김주성. 구단의 리빌딩 기조에 김주성의 거취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김주성은 이번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다시 나올 수 있다. 만약, 구단이 김주성의 선수 생활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면 김주성은 다른 팀에서 새 출발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런데 동부 유니폼을 입지 않은 김주성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어색하다. 2002년 프로 데뷔부터 동부에서만 뛴 전설의 프렌차이즈 스타다.

일단 이 감독은 김주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팀 개편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젊은 선수 위주로 라인업을 짜는 건 옳지 않다. 젊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베테랑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하며 "차기 시즌 윤호영이 사실상 제대로 뛸 수 없다. 김주성 없이 한 시즌을 치르기는 무리다. 김주성이 풀타임은 아니더라도, 15~20분 정도 뛰어주면 팀을 꾸리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리 리빌딩이라고 해도 계속 지면 안되는 게 프로의 세계"라고 설명했다.

물론, 계약기간이나 연봉 등에 대해서는 선수와 구단이 협의를 해야 한다. 이 감독은 "김주성에 대한 얘기를 구단, 선수 본인과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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