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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다릴 거면서 왜 우리를 망쳤던 거야?"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과 울산 모비스 피버스 유재학 감독이 3개월의 묵은(?) 오해를 풀었다.
원주 동부 프로미 김영만 감독의 질문이 발단이 됐다. 김영만 감독은 김승기 감독에게 "키퍼 사익스가 시즌 초반에 적응이 안 돼서 힘들어하다가 시즌 막판에 가면서 갑자기 좋아지더라"며 비결을 물었다.
이에 김승기 감독은 "사익스의 능력을 알고 있었고, 우리팀 선수들과 잘 맞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시즌 초반에 잘 못 하니까 '내 눈이 잘못됐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기다려서 사익스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수비, 공격 다 적응했기 때문에 힘을 실어주려고 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도 할 말이 있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 부진으로 고민했던 모비스는 지난해 12월 네이트 밀러 대체 선수로 뛰던 마커스 블레이클리를 영입하기 위해 KBL에 가승인 시청을 했다. 그런데 KGC가 블레이클리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블레이클리가 KGC의 영입 제안을 뿌리치고 리그를 떠나면서 흐지부지됐지만, 모비스가 다시 블레이클리 가승인을 신청하자 KBL이 '외국인 선발 규정 정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모비스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유재학 감독은 김승기 감독에게 "그렇게 (사익스를) 기다릴 거면서 블레이클리 영입할 때 왜 집어넣어서 우리를 망쳤던 거야?"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지만 김승기 감독은 빠른 수습에 나섰다. 김 감독은 "원래 4라운드까지 적응하길 기다리려고 했다. 그런데 블레이클리가 들어오는 바람이 마음이 조급했다. 감독 2년 차밖에 안되다 보니 아직 조급증이 있는 것 같다. 유재학 감독님처럼 오래 했다면 여유가 있었을 것 같다. 죄송하다. 이제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며 정중한 사과로 오해를 매듭지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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