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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부터 한 선수에게 모든 시선이 쏠렸다.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순위인 울산 모비스 이종현(23, 2m3)이 2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서울 삼성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종현은 오른 발등부상(미세골절)으로 지금까지 치료와 재활에 매진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나도 이종현이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하다. 여러가지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 볼 것"이라고 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대학때와는 분명 다를 것이다. 자신감이 중요한데 승부를 떠나 농구계 선배로서 흥미로운 경기"라고 했다. 김영기 KBL 총재 역시 "이종현이 뛰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3쿼터 시작부터 이종현은 찰스 로드, 네이트 밀러, 양동근, 전준범과 스타팅으로 나섰다. 하지만 동선이 겹치고 공격 흐름이 오히려 늦어지는 등 기대했던 이종현 효과는 미미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전 "쉬운 상황은 아니다. 이종현이 팀에 들어와 손발을 맞춘 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아직은 불안요소가 많다. 만약 우리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이같은 노력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올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종현의 데뷔전은 모비스 입장에선 아쉬웠다. 이종현의 데뷔전임을 감안해 왼손목을 약간 다친 양동근이 출전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종현은 4쿼터 들어 첫 득점이 나왔다. 이날 20분40초를 뛰며 2득점(슛시도 6차례, 1차례 성공)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발목 부상 뒤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점, 부담감이 컸던 점 등을 감안하면 갈수록 나아질 것임에는 분명하다. 골밑에서의 높이는 확실히 존재감이 있었고, 자신감이 결여된 미들슛은 숙제로 남았다.
이날 펼쳐진 2016~2017KCC 프로농구 모비스-삼성전은 팽팽했다. 1쿼터 초반 모비스가 10-0으로 앞서 나가자 삼성측에서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이후 삼성의 외곽슛이 불을 뿜었다. 1쿼터는 순식간에 18-18 동점상황으로 종료. 2쿼터에서도 치고받는 양상은 바뀌지 않았다. 전반까지 양팀의 슛성공률, 3점슛, 속공, 리바운드, 어시스트는 엇비슷했다.
4쿼터 들어서도 삼성은 리드폭을 오히려 벌렸다. 3분여를 남기고 모비스 로드가 U파울까지 범하며 흐름은 삼성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3분 20초를 남기고는 모비스 전준범에게 페이크 파울(속임 동작)이 주어지자 승부는 거의 굳어졌다.
삼성은 87대71로 승리하며 최근 2연패를 끊어냈고, 모비스전 원정 3연패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올시즌 모비스전 2승2패. 경기전 이상민 감독은 "이상하게 울산 창원 부산만 내려가면 경기력이 나빠진다"며 울상이었다. 이날 모비스전 승리가 더 값졌던 이유였기도 하다. 울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