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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농구.
그러면서 "우리 팀은 촌놈 농구다"는 얘기를 했다. 시즌 전 최약체 중 한 팀으로 꼽혔지만, 지난 13일 삼성전(74대76)은 물론 '이날도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는 질문을 받고나서였다. 그는 "우리는 대부분이 어린 선수들이다. 시즌 전 엄청난 체력 훈련을 하며 버텼다"며 "이런 선수들이 분위기를 타면 무섭다. 치고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촌놈이란 기량이 아주 빼어나지 않지만 성실함으로 무장한 선수라는 의미로 읽혔다. 언론에 집중 조명되는 슈퍼 스타는 아니어도 팀에는 꼭 필요한 선수의 뜻도 담겼다.
광신정보산업고 시절 매 경기 30점씩을 꼬박 넣은 박상오는 중앙대에 입학하면서 존재감이 없었다. 2000년 입학했을 때 송영진, 김주성 등이 버티고 있었고 결국 현역병으로 입대해 25개월을 복무했다. 우여곡절 끝에 KT 유니폼을 입었지만 MVP를 타기 전까지 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늦깎이' 성공 스토리의 또 다른 말은 촌놈 농구의 결과물이었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촌놈을 언급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상당했다. 촌놈이 촌놈을 알아봤다는 것. 촌놈이 촌놈을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KT가 올 시즌 복병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조동현 KT 감독도 "실제 경기에 들어가면 쉽지 않지만, 앞으로 코트에서는 잔소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의 기가 죽으면 준비한 경기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며 "나부터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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