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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철회 대학감독협의회, 왜 KBL과 도찐개찐인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5-21 11:28


한국농구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려한다. 몇 년 뒤에는 가속화될 수 있다. 고위 수뇌부의 잘못된 결정도 문제지만, 농구인들 자체가 진지한 각성과 반성이 없다. 사진제공=KBL

도대체 뭐하는 것인지 싶다. 자기들끼리 협상을 맺으면 끝이다.

그들이 시위를 하려는 목적 자체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여전히 의심스럽다.

KBL은 외국인 선수 제도를 변경했다. 출전 확대가 핵심이었다.

때문에 대학 감독들은 21일 서울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KBL 본사 사옥 앞에서 시위를 펼칠 예정이었다. 집회 신고도 마쳤다. 그런데 하루 전날 봉합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화를 통한 정당한 절차같다. KBL 측이 대학과 협의 장치를 마련해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보이자, 대학 감독들이 전격적으로 시위를 취소한 것이다.

그동안 대학 감독들은 '외국인 선수 쿼터제 확대'를 철회해 줄 것으로 요구했다. 그리고 '국내선수만 뛰는 쿼터나 라운드를 개설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이런 주장을 KBL이 여러차례 무시하자, 행동을 개시하려 했다는 게 대학감독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도찐개찐'이다. KBL이나 대학 감독들이 다를 바가 있다. 그들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

'자기 밥그릇'만 챙기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KBL이 외국인 선수 쿼터제를 확대하는 이유. 표면적인 이유는 리그 발전을 위해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아마선수들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이 급격히 축소되는 부작용이 가장 큰 문제다.

리그가 발전될 지, 안 될지도 모른다. 경기력이 무조건 좋아진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장차 미래 프로의 주역이 될 아마 선수들의 토양을 줄인다는 것은 '기회비용'치고는 너무나 크다.

즉, KBL은 자신들의 리그만을 생각한다. 재정적 주도권을 쥐고 있는 그들이 이런 소극적인 행정을 하면서 한국농구의 발전 자체가 역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학 감독들이 시위를 했다면 충분히 지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중, 고교, 대학팀 입장에서 '외국인 선수 쿼터제 확대'는 너무나 치명적이다. 그들의 토양 자체를 갉아먹는 시스템이자 제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KBL 측은 당초 이런 움직임에 대해 '밥그릇 챙기기'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만약 그들이 순수한 목적으로 시위를 했다면, 외국인 선수 쿼터제 확대는 무조건 없애야 할 제도다. 아마농구의 발전 자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 부분은 국제경쟁력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정당성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타협을 택했다. 협의체를 만들고, 국내 선수만 뛰는 라운드와 쿼터 개설, 그리고 프로팀의 2명 이상 선수 선발을 구단에게 설득하겠다는 KBL의 구두 약속 때문이다.

여기에 핵심적인 부분이 빠져 있다. 한국농구의 토양에 대한 기본적이고 진지한 접근이 없다. KBL은 대학감독들이 단체로 시위하면 불리한 여론을 형성할 것을 두려워했다. 대학 감독들 역시 어려운 싸움 대신, KBL의 적당한 타협에 그대로 넘어갔다. 대학 감독들이 단체행동을 한다고 했을 때 구체적이고 1차적인 목표가 이런 타협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힘을 슬쩍 과시하면서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는 부분이다. 그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은 극대화 될 수 있지만, 아마농구의 토양은 여전히 척박한 상태다. '대학 선수를 프로에 많이 보내면 아마농구의 발전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고교 선수들의 줄어드는 토양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어차피 대학농구로 부메랑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런 반문은 너무나 단견이다.

즉 대학감독 협의회 역시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만 급급한 단체라는 점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이런 상황이라면 KBL이나 대학감독 협의회나 다를 게 없다. 그들에게 농구 팬에 대한 존중이나 한국농구 발전이라는 사명감은 눈꼽만큼도 없다.

현재 한국농구계는 얕은 수가 난무한다. 이런 식으로 적당히 타협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긴다. 선수들의 지도나, 시스템 문제는 뒷전이다. 한마디로 무능력하다.

결국 프로에서는 대학선수들 중 기본기가 제대로 된 선수가 없다고 말한다. 실제 그렇다. 대학에서는 프로에서 자신들만을 생각한다고 불평한다. 실제 자질을 갖춘 선수들을 제대로 키우지도 못한 채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도찐개찐'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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