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으면 안되는데…."
지난 200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해 프로 7년차인 박혜진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0.5득점, 5.5리바운드, 3.1어시스트의 성적을 내며 우리은행의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 달성에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그녀는 이번엔 자신에게 큰 상이 온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듯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박혜진은 "진짜 마음이 무겁다"라고 했다. "오늘 우리 팀 선수들이 상을 많이 받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왔다"는 박혜진은 "(임)영희 언니와 (양)지희 언니게에 죄송한 마음이다. 언니들이 잘했고 공헌한 것이 더 많은데…. 내가 제일 어려서 받은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상금이 500만원인데 상금보다 더 많은 돈을 쓸 것 같다고. "상을 받고 울면서 내려왔는데 언니들이 벌써 식당을 알아보고 있더라"며 웃은 박혜진은 "감독님도 따로 한턱 쏘라고 하시고…. 영희 언니와 지희 언니에겐 따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데 부담되는 것 아니라면 언니들이 갖고 싶은 선물을 사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에겐 미움과 고마움이 공존하고 있었다. "감독님이 내가 농구에 눈을 뜨게 해주신분"이라고 고마움을 먼저 표시했다. 하지만 엄청난 훈련에 대해선 그런 고마움이 사라진다고. "훈련할 땐 밉고, 이해가 안될 정도로 훈련을 시키셔서 짜증이 날 때도 솔직히 있다"고 말한 박혜진은 "이젠 그런 훈련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생각하다가 막상 운동할 땐 싫어지는데 다시 돌아보면 가장 고마운 분이 감독님이다"라고 위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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