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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MVP 박혜진 "내가 받으면 안되는데…."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3-12 14:38


"내가 받으면 안되는데…."

최경환 WKBL 명예총재가 정규리그 MVP로 박혜진을 호명하자 그녀의 얼굴은 기쁨보다는 당황함과 미안함이 묻어났다. 눈물이 흐르려해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한 박혜진은 "지난시즌에는 내가 받을 것 같아서 수상 소감도 준비했는데 이번엔 받지 못할 것 같았다.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라고 했다.

우리은행의 가드 박혜진이 2년 연속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박혜진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돼 트로피와 함께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박혜진은 기자단 투표 총 96표 가운데 46표를 얻었다. 지난 시즌에도 우리은행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MVP에 선정됐던 박혜진은 2년 연속 수상으로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로서 인정받았다.

지난 200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해 프로 7년차인 박혜진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0.5득점, 5.5리바운드, 3.1어시스트의 성적을 내며 우리은행의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 달성에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그녀는 이번엔 자신에게 큰 상이 온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듯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박혜진은 "진짜 마음이 무겁다"라고 했다. "오늘 우리 팀 선수들이 상을 많이 받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왔다"는 박혜진은 "(임)영희 언니와 (양)지희 언니게에 죄송한 마음이다. 언니들이 잘했고 공헌한 것이 더 많은데…. 내가 제일 어려서 받은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드러나는 성적이 지난시즌과 차이가 난 것은 아니었다. 그가 스스로 느낀 공헌도가 떨어진 것이 MVP에 대한 욕심을 버리게 된 이유였다. 박혜진은 "지난시즌엔 중요한 상황에서 득점이 만았다면 이번엔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올해 더 잘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지난시즌보다 부족하고 마은데 안드는 플레이가 많았다"고 했다. 그래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코트에서 제일 열심히 한다는 것은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상금이 500만원인데 상금보다 더 많은 돈을 쓸 것 같다고. "상을 받고 울면서 내려왔는데 언니들이 벌써 식당을 알아보고 있더라"며 웃은 박혜진은 "감독님도 따로 한턱 쏘라고 하시고…. 영희 언니와 지희 언니에겐 따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데 부담되는 것 아니라면 언니들이 갖고 싶은 선물을 사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에겐 미움과 고마움이 공존하고 있었다. "감독님이 내가 농구에 눈을 뜨게 해주신분"이라고 고마움을 먼저 표시했다. 하지만 엄청난 훈련에 대해선 그런 고마움이 사라진다고. "훈련할 땐 밉고, 이해가 안될 정도로 훈련을 시키셔서 짜증이 날 때도 솔직히 있다"고 말한 박혜진은 "이젠 그런 훈련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생각하다가 막상 운동할 땐 싫어지는데 다시 돌아보면 가장 고마운 분이 감독님이다"라고 위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우리은행 박혜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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