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강은 일찌감치 정해져있었다. 하지만 최종 순위가 시즌 최종일에 결정나는 기막힌 드라마가 그려졌다. 시즌 전 예상했던 6강 후보들이 모두 올라온 결과일까. 이번 시즌 정규리그는 어떤 변수 속에 치러졌을까.
3위 서울 SK 나이츠는 눈물을 흘리며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문경은 감독 체제 아래 지난 두 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이번 시즌 마지막에 미끄러지고 말았다. 선수단에 어느정도 충격타가 있을 듯. 전력 변화 없이 점점 강한 조직력을 구축해가던 SK였기에 2위 안 진입은 무난하다고 봤다. 하지만 다크호스 동부를 넘어서지 못했다. SK 선수들에게 6강 플레이오프는 생소할 수 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높이가 좋은 팀에 약한 전자랜드와 만나게 된 것은 다행이다.
4위와 5위도 극적으로 정해졌다. 어차피 6강 플레이오프에서 실력을 겨뤄야 할 두 팀이었지만, 홈 어드벤티지를 위해 4위를 간절히 원했다. 공동 4위이던 양팀. LG가 웃고 오리온스가 울었다. LG는 KCC를 꺾었다. 반면, 오리온스는 연장 접전 끝에 SK에 패했다.
오리온스는 안정된 선수 구성으로 6강에 무난히 들 것으로 예상됐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이승현을 뽑았고, 시즌 초반 파죽의 연승 행진으로 대형 사고를 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받았다. 하지만 상위 팀들을 압도할 전력, 전술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리온스는 받아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고 보는게 맞다. 다만, 리오 라이온스를 시즌 도중 영입한 것이 플레이오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
6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치열한 중위권 싸움의 위너가 됐다. 사실 이번 시즌 6강 싸움 5, 6위권 예상이 힘들었다. 김태술-하승진을 앞세운 전주 KCC 이지스, 국가대표 라인업 안양 KGC, 명장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부산 kt 소닉붐 누가 6강에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즌이었다. 전자랜드는 유도훈 감독 특유의 끈끈한 농구로 특출난 스타플레이어 없이도 감격의 6강 진출 영광을 누렸다. SK가 전자랜드를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