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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별 분석] 라틀리프, 동부산성 궤멸시키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12-07 17:51


모비스 양동근의 패스장면. 사진제공=KBL

모비스가 동부를 누르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모비스는 7일 울산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동부를 87대78로 눌렀다. 라틀리프(23득점, 13리바운드)와 양동근(13득점, 7리바운드)가 맹활약했다.

1쿼터

1쿼터 동부의 의도는 명확했다. 김주성을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체력부담을 덜기 위해 동부 김영만 감독이 사용해 온 용병술. 게다가 뒷심이 강한 모비스와의 4쿼터 준비를 위한 포석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베스트 5를 가동한 모비스는 매섭게 몰아부쳤다.

박구영의 3점포가 터졌고, 라틀리프가 기동력을 앞세워 쉽게 골밑슛을 터뜨렸다. 동부 안재욱을 제치고 양동근의 날카로운 돌파도 있었다. 연속 11득점. 동부는 단 한 점도 넣지 못했다.

결국 동부는 김주성과 노련한 포인트가드 박지현을 투입했다. 이때부터 동부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사이먼을 중심으로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동부는 외곽 공격이 좋은 앤서니 리차드슨이 투입됐다. 초보 김영만 감독의 재빠른 대응력이었다. 이 부분은 매우 효율적이었다. 리차드슨이 외곽에서 공격하자, 라틀리프는 골밑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틈을 김주성과 윤호영이 번갈아 노렸고, 모비스 수비는 미세하게 혼란스러워졌다.

이 과정에서 리차드슨은 연속 7득점. 김주성의 2득점마저 보태졌다. 18-13, 모비스의 리드. 하지만 동부는 1쿼터 막판 균형을 맞췄다.

2쿼터


동부는 지역방어로 수비를 바꿨다. 기본적으로 동부의 지역방어는 타 팀에 비해 클래스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핵심적 이유는 김주성과 윤호영의 수비폭 때문이다. 높이와 기동력을 동시에 지닌 두 빅맨은 수비 센스도 탁월하다. 때문에 외곽 찬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모비스의 조직력은 더욱 날카로웠다. 기본적으로 전준범이 좌우코너를 빠르게 이동하며 빈 자리를 노렸다. 모비스는 골밑에서 외곽으로 패스를 정교하게 연결하며, 최종적으로 전준범에게 좌우 코너에 외곽슛 찬스를 만들었다. 동부의 지역방어를 깰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모비스의 조직력이 왜 리그 최고수준인 지 알려주는 장면들이었다. 결국 전준범은 2개의 3점포를 성공시켰다. 6분26초를 남기고 다시 스코어는 28-17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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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김영만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부를 수 밖에 없었다. 김주성의 절묘한 패스로 리차드슨이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모비스의 흐름을 끊는 김주성의 노련미가 돋보인 장면.

하지만 모비스는 양동근이 번뜩였다. 스스로 득점을 만들었고,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뒤 곧바로 롱 패스, 전준범의 속공 레이업 슛을 도왔다. 모비스의 완연한 상승세.

그러나 동부는 윤호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지현의 3점포에 이어 윤호영이 절묘한 2대2 패스를 두 차례나 건넸다. 윤호영의 기량 역시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 결국 38-29, 9점로 모비스가 리드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3쿼터

경기는 10점 승부로 흘렀다. 10점 차를 기준으로 모비스와 동부가 공방전을 펼쳤다. 이 선을 누가 깨느냐가 1차 승부처였다.

양동근은 3쿼터 2분45초 휴식을 취하기 위해 벤치로 향했다. 모비스 입장에서는 이 순간이 중요했다. 그동안 양동근이 없을 경우 모비스는 응집력을 잃고 추격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부가 박지현의 골밑돌파와 사이먼의 골밑슛으로 8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런데 백업 포인트가드 김종근이 개인기를 이용, 스핀무브로 절묘한 레이업 슛을 얹어넣었다. 김종근의 개인기가 빛을 발했다.

동부는 변형 드롭존을 사용했다. 3-2 드롭존(3-2 지역방어에서 3점 정면에 빅맨을 배치한 뒤 순간적으로 골밑까지 커버하는 포메이션)을 사용하면서, 좌우의 코너에는 순간적으로 맨투맨을 사용하는 올 시즌 동부 특유의 수비 포메이션이었다. 그런데 모비스는 함지훈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패스 길을 확보한 뒤, 비어있는 외곽 슈터에게 연결했다. 모비스는 김종근과 송창용의 3점포가 연거푸 터졌다. 결국 10점 승부의 균형은 깨졌다. 2분46초를 남기고 57-37, 20점 차로 벌어졌다. 동부는 끝까지 저항했다. 55초를 남기고 리차드슨의 3점포로 47-61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22초를 남기고 모비스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10점 차로 근접하면 4쿼터 추격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때 안재욱이 패스를 받으려는 순간, 모비스 박구영이 가로채기에 성공했다. 그대로 라틀리프의 슬램덩크로 이어졌다. 이 순간은 너무나 뼈아팠다. 게다가 1.9초를 남기고 김종근이 날카로운 골밑돌파에 이은, 화려한 유로스텝으로 절묘한 골밑 돌파에 성공했다. 결국 18점 차의 모비스 리드. 동부의 4쿼터 반격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4쿼터

동부는 마지막 반격에 나섰다. 김주성과 윤호영을 동시에 투입시켰다. 하지만 점수 차가 너무 많이 났다. 김주성과 안재욱의 연속 득점이 나왔지만, 모비스는 전준범에 3점포로 응수했다.

김주성은 쉬운 골밑 슛을 놓쳤다. 동부는 원활한 공격을 위해 리차드슨을 계속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라틀리프가 무시무시한 골밑 장악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연속 3개의 골밑슛으로 동부 골밑을 초토화시켰다. 더 이상 동부가 버틸 힘은 없었다. 결국 동부는 김주성을 벤치로 불러들이며 다음 경기를 대비했다.

4쿼터 4분44초를 남기고 모비스 문태영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았다. 동부 두경민은 4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 하지만 추격하기에는 점수 차가 너무 컸다. 경기종료 5.5초를 남기고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양동근이 골밑 돌파 도중 왼쪽 발목이 살짝 돌아갔다. 하지만 양동근은 그대로 일어나 정상적으로 뛰었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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