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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걸출한 가드 두 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 시즌 둘은 호흡을 맞추는데 있어 전기를 마련했다. 간단히 말해 주희정의 노련미, 김선형의 패기가 최고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뜻이다. 보통 김선형이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서는데, 주희정이 그 역할을 할 경우 김선형이 슈팅가드로 이동해 공격을 주도한다. 보통 승부처에서 주희정이 기용되는 경우가 많다.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전서 둘의 완벽한 호흡이 위력을 발휘했다. 4쿼터 리드를 당한 상황에서 주희정이 결정적인 순간 외곽슛으로 점수차를 좁히자, 동점과 역전이 이어지던 경기 막판에는 김선형이 전광석화같은 가로채기 후 속공을 성공시키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번 시즌 들어 두 선수가 펼친 가장 완벽한 호흡이었다.
주희정을 바라보는 김선형의 마음도 푸근하기만 하다. 김선형은 "형이 있어 든든하다. 1가드-4포워드 시스템에서는 나혼자 가드를 봐야하는데, 희정이형처럼 리딩이 강하지 않다"면서 "형이 없으면 불안하고 안풀릴 때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감독님께서 희정이형을 투입해 안정감있게 경기를 끌고가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이어 "만약 희정이형이 마흔에 은퇴하면 난 마흔 한살에 은퇴를 하겠다"며 웃음을 보인 뒤 "몸관리 하시는 것을 보면 내가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형의 집념이 우리 SK 어린 선수들은 좋다"며 존경심을 표시했다.
문 감독도 마찬가지다. 문 감독은 "삼성 시절 동료로서 함께 뛰기도 했지만, 희정이는 한 획을 그은 스타플레이어다. 비시즌부터 선형이가 35분을 뛰고 희정이는 1~2분밖에 안 뛸 때가 있었는데, 그런거를 버텨주고 시즌 들어와서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고맙다. 나올 때마다 좋은 활약을 하니 칭찬을 안할 수가 없다"며 흐뭇해했다.
주희정-김선형, SK의 투 가드 시스템이 승부처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