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석이 대형 트레이드의 키맨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공-수 모두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KT 시절 주저하던 미들슛을 자신있게 쏘아 올렸다. 노마크 찬스에서 어이없이 골밑슛 찬스를 날리던 모습도 없어졌다. 장재석이 더욱 빛난 것은 수비였다. 오리온스는 장재석이 투입되고, 안되고에 따라 완전히 팀 컬러가 달라졌다. 골밑을 지배하다시피 했다. SK전 경기가 넘어간 것도 2쿼터 잘나갈 때 체력 안배를 위해 장재석을 벤치로 불러들였을 때 상대 추격을 허용한 여파가 컸다.
사실 장재석은 이번 오리온스와 KT의 4대4 트레이드 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전태풍과 앤서니 리처드슨이었다. 여기에 김도수의 도핑 파문까지 번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트레이드의 성패가 장재석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장재석이 골밑에서 버텨주지 못하면 오리온스는 속절없이 무너질 것이라는 얘기였다.
장재석에게 이번 트레이드는 약이 됐다. 자신의 농구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특히, KT에서는 만년 백업이라는 이미지로 살아왔으나 오리온스에서는 팀의 주축 센터로 인정받게 됐다. 호랑이 전창진 감독에 비해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추일승 감독을 만난 것도 장재석에게는 도움이 됐다. KT 시절 어딘가 모르게 항상 주눅이 들어있던게 사실이다.
한 경기로 속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SK전과 같은 활약만 이어간다면 장재석이 프로농구 토종센터계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다는건 확실하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관건은 본인이 자신감을 잃지 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느냐, 그리고 한 경기 잘했다고 해서 마음을 풀어버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느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