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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농구 판도변화에 보이지 않는 변수가 있다.
김종규는 차세대 국가대표 센터다. 말이 필요없는 선수다. 김민구는 기술이 완성된 슈터다. 3초룰이 없어진 현 상황에서 더욱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는 자원이다. 김선형과 비교된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스피드는 김선형이 낫지만, 기술은 김민구가 더 낫다"고 평가할 정도다. 두경민은 내실 100%의 선수다. 엄청난 활동량과 좋은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현역 최고의 포인트가드 양동근을 닮았다. 득점력은 양동근보다 낫다. 게다가 늦게 시작한(중학교) 농구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세 선수 모두 즉시 전력감일 뿐만 아니라 팀내 에이스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경희대 빅3때문에 올 시즌 프로농구 판도는 영향을 받고 있다. 우승을 할 수 없는 어정쩡한 6강에 가기보다는 차라리 하위권에서 '빅3'를 차지할 확률을 높이는 게 좋다는 '6강 딜레마'를 유발시켰다.
하승진과 강병현, 그리고 전태풍을 떠나보낸 뒤 전력이 급격히 약화된 KCC는 일찌감치 리빌딩에 들어갔다. 팀 창단 이후 단 한차례의 우승도 차지하지 못한 LG 역시 리빌딩의 원년을 올 시즌으로 잡았다. 최근 각성하고 있지만 아직도 공동 7위(15승19패)에 머물고 있는 동부도 김민구에 대한 미련이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5~9위권의 KT, 오리온스, LG, 동부, 삼성은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일부러 하위권에 머물려고 하는 의심스러운 움직임은 아직까지 포착되지 않는다.
이미 프로출범 초기 오리온스는 김병철과 전희철을 군대에 보내고 리빌딩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오리온스는 외국인 1순위 선수가 야반도주를 해 32연패의 굴욕적인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위적인 리빌딩은 KGC가 했다. KGC는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다. 홍보의 목적보다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프로농구판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KGC가 우승할 수 있는 방법은 계획적인 리빌딩 뿐이었다. 2년에 걸쳐 KGC는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막강한 로스터를 만들었다. 김태술을 데려왔고, 박찬희와 이정현을 가세시켰다. 화룡점정은 오세근이었다.
빅3가 가세하면 그 팀은 당연히 전력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프로농구판에서도 '빅3'는 톱 클래스 선수들이다.
하지만 인위적인 리빌딩은 좋지 않다. 빅3 중 한 명을 데려왔다고 해도 각 포지션별로 성장하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경험과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 당연히 리빌딩은 경험이 없는 잠재력 높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성장시키는 과정이 동반돼야 한다. 때문에 KT나 LG 등 리빌딩을 시작하는 팀들은 경기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6강에 올라가게 된다면 빅3에 대한 미련을 접어야 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경희대 빅3와 PO 6강의 딜레마. 올 시즌 막판 유심히 지켜봐야 할 이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