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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패하지 않겠다는 의지표현이 아니라 이유있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KT는 올시즌 동부를 상대로 발목잡기의 명수인 데다 '안방불패'의 기분좋은 징크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KT와 동부, 양팀 모두 지난해 11월 2일 1라운드 첫 맞대결을 잊지 못한다. 당시 동부는 개막전부터 파죽의 8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개막전 이후 최다 연승 기록을 달성한 동부는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1라운드 전승 기록까지 노렸다. 한 라운드 전승기록은 98∼99시즌 KIA(현 모비스) 이후 13년 만의 쾌거였다.
하지만 전창진 KT 감독은 자신이 키우고 이끌었던 동부를 잘 알고 있었다. 전 감독은 동부 시절(2004∼2007시즌) 자신이 세웠던 개막 최다연승(7연승) 기록을 후배 강동희 감독이 깬 것으로 만족하기를 바랐다.
아니나 다를까. 당시 KT는 5승3패로 5할 승률을 간신히 넘긴 페이스 가운데서도 막강 동부를 76대68로 잡으며 파죽지세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11일 5라운드 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동부로서는 아쉬운 한판이었다.
특히 KT는 올시즌 동부와의 맞대결 전적에서 2승3패로 열세지만 2경기 모두 홈경기 승리로, 부산 안방서는 패한 적이 없다. 공교롭게도 이번 14일 동부전이 부산 홈경기다.
KT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할 때에도 동부와의 부산 홈경기서는 1승2패 밖에 거두지 못했다. 올시즌엔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화됐는데도 안방에서 유독 강한 것이다.
더구나 KT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던 날(2011년 3월 13)의 아쉬움을 잊을 수 없다. 당시 KT는 원주 원정경기서 대승을 거둔 뒤 다른 곳에서 경기를 한 전자랜드가 패한 덕분에 우승을 확정했다.
하지만 전자랜드 경기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관중이 다 빠져나간 원주에서 쓸쓸하게 우승잔치를 벌여야 했다. 입장이 바뀌어 다시 우승 길목에서 만난 동부 앞에서 순순히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