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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 엄살 피워도 KT는 KT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0-02 15:26



"올시즌 예상성적? 예선탈락 같은데…."

지난 29, 30일 양일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KT와 인삼공사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첫날 경기에 이어 둘째날 경기에서도 아슬아슬하게 패하자 KT 전창진 감독은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에게 "에이, 괜히 불렀어. 너무 잘하는 팀을 불렀더니 우리 애들 사기만 떨어지잖아"라는 농담을 건네며 껄껄 웃었다. 하지만 전 감독은 곧바로 "우리는 아직 멀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 감독은 이번 연습경기를 앞두고 "올시즌 예선탈락 할 것 같다"며 엄살을 부렸다. 지난해에도 시즌을 앞두고 "우리팀 전력이 약해 걱정"이라고 하더니 프로농구 통산 한시즌 최다승(41승)을 기록하며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전 감독이기 때문에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연습경기지만 전 감독 특유의 '벌떼농구'는 그대로 살아있었다. 코트에 서있는 5명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만들어지는 공격과 수비는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올시즌을 기대케 하는 이유가 또 있다.

첫째는 슈터 조성민이 외곽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에는 MVP 박상오가 고군분투 했다면 올시즌에는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최근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의 에이스 슈터로 거듭난 조성민이 가세해 더욱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좀처럼 칭찬을 하지 않는 전 감독도 "성민이가 확실히 늘었다"며 만족감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둘째는 백업 선수들의 성장이다. 특히 전 감독은 포인트가드 양우섭을 콕 집어 "올시즌 KT의 키플레이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우섭은 지난해와 달리 한층 넓어진 시야와 빠른 스피드로 상대 코트를 휘저었다. 여기에 윤여권, 박성운 등 가드진이 지난해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성숙된 플레이를 펼쳤고 부상을 털고 돌아온 포워드 김도수, 신인 센터 방덕원 등도 팀 전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실 이번 연습경기에서 박상오 등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지칠대로 지친 모습이었다. 태백 산악훈련에 이어 일본 전지훈련까지 혹독한 훈련 스케줄을 소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KT를 상대한 인삼공사 선수들은 "최근 치른 연습경기 중 가장 힘든 경기였다. 많이 뛰는 KT는 항상 상대하기 벅찬 팀"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선수들의 몸상태가 정상으로 회복되면 더욱 무서운 팀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전 감독은 "박상오가 일본에서는 날아다녔는데 최근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다. 결국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힘들게 운동한 효과가 나오지 않겠나"라며 은근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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