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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창진 감독의 박상오 길들이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9-30 13:03



29일 KT와 인삼공사의 연습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관중이 없이 열린 연습경기이기 때문에 KT 전창진 감독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체육관을 울렸다. 전 감독의 집중포화를 맞은 선수는 2명. 용병 찰스 로드는 단골 손님인게 알려져 이상할게 없었다. 하지만 전 감독이 지난시즌 MVP를 차지하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박상오에게 육두문자까지 섞어가며 야단을 치는 모습은 이채로웠다. 전 감독에게 경기 후 "MVP 선수에게 너무 가혹하신 것 아니냐"라는 말을 건네자 "농구를 못하는데 무슨 MVP는 MVP냐. 제대로 하는게 없다"며 끝까지 박상오를 나무랐다.

박상오는 이날 경기에서 몸놀림이 매우 무거웠다. 공격에서는 쉬운 이지슛을 놓치기 일쑤였고, 수비에서는 코트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아 상대에게 돌파를 연달아 허용했다. 정해진 도움수비도 쉽사리 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원인은 그동안 이어졌던 힘겨웠던 훈련 때문. KT 선수단은 태백 산악훈련에 이어 일본 전지훈련을 거치며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해냈다. 지칠대로 지친 상태. 전 감독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전 감독이 박상오를 모질게 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박상오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시즌 엄청난 기량 발전을 보이며 MVP까지 차지한 박상오는 이미 KT의 기둥이 됐다. 올시즌에도 박상오가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해 활약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게 전 감독의 생각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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