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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조용한 반란'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질 경우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결승을 가는 길목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나설 최강 중국과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런던 올림픽 출전이란 '대망' 달성을 위해서 이란과 중국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각자 다른 장점을 지닌 선수들로 모인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은 탄탄하다. 경쟁하듯 발전해온 국내리그의 '수비농구'가 허 재 감독의 리더십과 어우러지며 국제대회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난적으로 평가받던 대만의 초반 기세를 누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2쿼터부터 본격 가동된 '드롭존' 수비에 있었다.
빅맨의 몸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현재 대표팀은 이란과 중국 등 장신군단을 상대로 골밑 중심의 전술을 펼치기는 쉽지 않다. 빅맨들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는 '미스매치'를 통한 해법찾기로 승부를 걸 수도 있는 상황. 외곽 전술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레 문태종-양동근-조성민으로 이어지는 삼각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다행히 세 선수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문태종이 가벼운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내-외곽을 오가는 그의 한 차원 다른 경기운영은 대표팀 공격력에 큰 힘이다. 양동근은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으로 공-수에서 듬직한 지휘자로 활약중이다. 대만전에서는 리바운드를 7개나 잡아내기도 했다. 갈수록 빛을 발휘하고 있는 조성민은 "갈수록 슛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수비 문제"를 들어 문태종과 조성민의 동시 기용을 자제해온 허 재 감독은 장신 군단에 맞설 해법으로 문태종-조성민 카드를 빼들 공산이 크다. 문태종-양동근-조성민의 삼각라인. 한국농구 중흥의 중차대한 임무가 이들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우한(중국)=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