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국농구의 반란, '문-양-조 라인'에 달렸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09-21 08:47


한국과 대만의 제26회 FIBA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예선 2라운드가 중국 우한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렸다. 문태종이 대만 쳉웬팅의 수비를 피해 강력한 덩크를 성공하고 있다.
우한(중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1.09.20/

한국과 대만의 제26회 FIBA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예선 2라운드가 20일 중국 우한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렸다. 조성민이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우한(중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1.09.20/

한국과 대만의 제26회 FIBA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가 예선 2라운드가 20일 중국 우한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렸다. 양동근이 대만 리쉔린의 수비를 피해 빠른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우한(중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1.09.20/

허 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조용한 반란'을 준비중이다.

20일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제26회 아시아선수권대회 5일째 12강 결선리그 E조 2차전이었던 대만전 승리로 5연승을 달렸다.

지금부터가 진짜 승부다. 21일 오후 강호 이란과의 12강 결선리그 마지막 경기에 따라 '그림'이 달라진다. 이길 경우 한국은 상대적으로 '손쉬울' 8강에 이어 4강에서 일본을 만날 공산이 크다. 결승전까지 '고속도로'가 뚫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질 경우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결승을 가는 길목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나설 최강 중국과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런던 올림픽 출전이란 '대망' 달성을 위해서 이란과 중국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각자 다른 장점을 지닌 선수들로 모인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은 탄탄하다. 경쟁하듯 발전해온 국내리그의 '수비농구'가 허 재 감독의 리더십과 어우러지며 국제대회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난적으로 평가받던 대만의 초반 기세를 누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2쿼터부터 본격 가동된 '드롭존' 수비에 있었다.

하지만 악재도 있다. 부상이다. 골밑을 책임질 빅맨들의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 대회 초반 다친 하승진의 왼쪽 발목이 여전히 성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오세근마저 대만전 공격 도중 허리를 다쳤다. 김주성의 몸상태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란전을 앞둔 허 재 감독이 "되는 선수들을 가지고 수단과 방법을 다해보겠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신중해 하는 이유다. 허 감독은 "여러가지 디펜스 전술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빅맨의 몸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현재 대표팀은 이란과 중국 등 장신군단을 상대로 골밑 중심의 전술을 펼치기는 쉽지 않다. 빅맨들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는 '미스매치'를 통한 해법찾기로 승부를 걸 수도 있는 상황. 외곽 전술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레 문태종-양동근-조성민으로 이어지는 삼각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다행히 세 선수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문태종이 가벼운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내-외곽을 오가는 그의 한 차원 다른 경기운영은 대표팀 공격력에 큰 힘이다. 양동근은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으로 공-수에서 듬직한 지휘자로 활약중이다. 대만전에서는 리바운드를 7개나 잡아내기도 했다. 갈수록 빛을 발휘하고 있는 조성민은 "갈수록 슛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수비 문제"를 들어 문태종과 조성민의 동시 기용을 자제해온 허 재 감독은 장신 군단에 맞설 해법으로 문태종-조성민 카드를 빼들 공산이 크다. 문태종-양동근-조성민의 삼각라인. 한국농구 중흥의 중차대한 임무가 이들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우한(중국)=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