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권 2장에 10억 주고 데려온 필승 불펜, 왜 아웃카운트 못잡고 내려갔나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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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24 19:02


지명권 2장에 10억 주고 데려온 필승 불펜, 왜 아웃카운트 못잡고 내려…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개막전, 6회초 역전을 허용한 KIA 조상우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2/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직 위압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트레이드 이적생 필승 카드의 진가는 언제 발휘될까.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조상우는 핵심 자원이다. 지난해 우승 멤버였던 장현식이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팀을 떠났고, KIA 입장에서는 전력 유출을 최대한 막을 비기가 필요했다.

대체자가 바로 조상우다. 201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 특급 신인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던 조상우는 최근 2년간 꾸준히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언급됐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상반기 내내 '트레이드 대형 매물'이라는 표현까지 쓸 정도로 조상우 트레이드 성사가 엄청난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 무산됐다. 조상우 역시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종료하면서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비시즌 KIA가 움직였다. 히어로즈와 조상우 트레이드를 마침내 성사시켰다. KIA는 조상우를 얻기 위해 2026년 신인 드래프트 1,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내줬다. 당장 즉시전력감 선수를 내주지는 않았지만,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가장 원하던 팀의 미래를 얻을 수 있는 트레이드였고 KIA 입장에서는 우승권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를 얻게 됐다.


지명권 2장에 10억 주고 데려온 필승 불펜, 왜 아웃카운트 못잡고 내려…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개막전, 6회초 KIA 조상우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2/
어깨 부상 이후 자비를 들여 미국으로 트레이닝을 갈 정도로 의욕적으로 올 시즌을 준비한 조상우다. 시범경기에서 3경기에 등판해 3이닝을 던지면서 총 3실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등판 내용은 점점 나아졌다. 첫 등판에는 1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2실점하면서 불안함을 노출했지만, 두번째 등판에서 1이닝 3피안타 1사구 1실점. 그리고 세번째 등판에서 1이닝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훨씬 깔끔한 투구를 했다.

그러나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치른 정규 시즌 등판은 다소 아쉬웠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22일 광주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선발 제임스 네일이 5이닝 무실점 후 내려가자 두번째 투수로 곽도규를 선택했다.

상대 좌타자들을 잡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1아웃 이후 안타와 볼넷을 맞고 흔들리자 조상우를 다시 올렸다. KIA 조상우의 정규 시즌 첫 등판이었다.

그런데 조상우는 이날 제구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첫 타자 맷 데이비슨을 상대해 계속 볼이 들어가면서 결국 볼넷을 허용했고, 1사 만루로 위기는 더 커졌다. 다음 타자 박건우에게도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거나 몰렸고, 결국 몸쪽 높은 볼에 홈런이 될 뻔한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지명권 2장에 10억 주고 데려온 필승 불펜, 왜 아웃카운트 못잡고 내려…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개막전, 6회초 1사 만루 KIA 조상우가 NC 박건우에 역전 2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2/

이어 권희동을 상대로도 제구가 되지 않았다. 직구, 변화구 전부 어려움을 겪었고, 아니면 위험한 한복판 코스로 높게 들어갔다. 또다시 볼넷을 내주며 위기가 더 심각해지자 결국 KIA 벤치가 다시 투수를 최지민으로 교체했다. 조상우는 아웃카운트를 못잡고 고개를 숙여 아쉬워하며 마운드에 들어갔다. 최지민이 불을 끄면서 조상우의 책임 주자는 홈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직 과거와 같이 묵직하고 위압적인 투구는 보여주지 못하고있는 조상우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상황에 따른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 감독은 "그런 상황에 올려서 미안하다. 첫 경기였는데 중요한 상황에 올리게 됐다. 그런 경험을 하고, 팀이 역전해서 이겨줬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는 점점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팬분들 앞에서 잘하는 모습도 보여주고싶었을 것이고, 경기의 긴장도가 워낙 컸다. 그런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고 낙관했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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