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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개막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3안타 4타점 맹타로 13대5 대승을 이끈 삼성 간판타자 구자욱.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1,2번 젊은 테이블세터가 부지런히 찬스를 만들었다. 톱타자 김지찬(24)은 5타수3안타 2득점, 2번 이재현(22)은 3타수1안타 4사구 3개로 4출루 경기를 펼치며 무려 4득점을 쓸어담았다.
중심타선은 이들이 차린 밥상을 잔반 없이 깨끗하게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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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다녀온 뒤 정교함을 늘려서 돌아온 4년차 청년 유격수.
삼성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 "원래 계획은 이제 헌곤이가 좌투수가 나왔을 때 2번 타순에 들어가야 하는데, 헌곤이도 지금 요 며칠 동안 시범 경기 때 몸이 좀 안 좋은 부분이 좀 있어 감각이 좀 떨어져 있다"며 이재현 2번 카드가 고육지책이었음을 설명했다. 이어 "헌곤이가 어느 정도 실전 감각이 쌓이면 좌투수가 올라왔을 때는 헌곤이가 갈 것 같다. 그래도 시범 경기를 통해 재현이가 타격 페이스도 괜찮고 해서 실전 감각이 있는 선수 위주로 타순을 짜다 보니 재현이가 들어가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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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은 0-1로 뒤진 1회말 1사 후 첫 타석부터 키움 선발 케니 로젠버그의 체인지업을 밀어 우익선상 2루타를 날렸다. 디아즈의 적시타 때 동점 득점을 올렸다.
첫 타석부터 시원하게 밀어친 2루타. 이후 홈런 칠 수 있는 유격수임을 아는 상대의 경계 속 사구-볼넷-볼넷으로 4타석 연속 출루행진을 이어갔다. 나갈 때마다 어김 없이 득점을 올렸다. 그야말로 만점 2번 타자였다.
우연히 배치한 2번 타순. 정교하게 바뀐 이재현의 타격 스타일에 딱 어울릴 수 있는 자리다.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를 갖추고 있어 상대 투수의 경계심을 유발해 출루율을 높일 수 있다. 출루율 뿐 아니라 '강한 2번'이 될 수도 있다. 리그 최고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김지찬과의 테이블세터 궁합도 딱이다. 구자욱 강민호 디아즈 박병호로 이어지는 파괴력 있는 중심 타선 앞에서 정교함을 장착한 이재현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원래 잘하는 유격수 수비는 더욱 완숙해졌다. 4번 포수로 개막전 대승을 이끈 야수 최고참 강민호는 "이재현 선수가 플레이 하는 걸 보면 '아 이제 좀 여유 있게 플레이를 하는구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프시즌 미국 CSP까지 다녀오며 정교함을 강화한 청년 유격수. 공-수 활약으로 우승까지 이끌면 지난해 아쉽게 놓친 골든글러브 생애 첫 수상과 국가대표 유격수도 꿈이 아니다.
'이재현 2번 카드'는 올시즌 삼성 타선의 밸런스를 극대화할 최고의 발견이 될 지 모르겠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