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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시범경기 7푼1리인데, 1군 승선. 이게 감독의 힘.
KIA의 개막 엔트리에 큰 관심이 쏟아졌다. 기존 우승 멤버, 주축 선수들은 확실하다. 백업으로 누가 바늘 구멍을 뚫느냐였다. 실제 이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실전 캠프에서 주전들은 계속 아끼고, 백업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우승을 하기 위한 강팀이 되려면, 엔트리 마지막 백업 1~2자리에도 강한 선수가 있어야 한다는 이 감독의 확고한 철학 때문이었다.
결국 그렇게 힘겨운 생존 경쟁을 뚫어낸 선수들이 확정됐다. 내야는 수비와 주루에서 안정감을 보인 홍종표, 시범경기 맹타를 휘두른 김규성에 '김도영 라이벌' 윤도현이 이름을 올렸다. 외야에서는 안정된 수비와 컨택트 능력을 자랑한 박정우와 겁 없는 고졸 신인 박재현이 깜짝 발탁됐다. 박재현은 스프링캠프도 가지 못하고 시범경기에 등장해 공-수 엄청난 임팩트를 선보이며 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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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치로 일하며 입단 때부터 윤도현의 재능을 알아본 이 감독은 지난해 말 부상을 털고 돌아온 윤도현에게 기회를 줬고, 윤도현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로 또 한 명의 김도영 탄생을 예고했다.
이 감독은 윤도현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드러내며 이번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 들어갔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시키며, 내야 주전 선수가 나가지 못할 경우 그 자리를 대체하는 사실상의 '준주전'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타격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시범경기는 12타석 만에 힘겹게 첫 안타를 쳐냈다. 시범경기 14타수 1안타 타율7푼1리. 사실 개막 엔트리에 못 든다 해도 할 말이 없는 참혹한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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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금방 2군에 갈 수 있다. 개막 엔트리는 4선발, 5선발 투수들이 없어 이들이 올 경우 야수에서 선수들이 빠져나간다. 그 때까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다 판단되면 내려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는 자체가 어린 선수에게는 엄청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시범경기 성적과 관계 없이, 자신을 믿고 1군이든 2군이든 준비를 할 힘이 생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