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팬들은 카디네스에 야유할까, 박수 보낼까...후라도 '복수심'에 대구가 불타오른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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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22 07:33


삼성팬들은 카디네스에 야유할까, 박수 보낼까...후라도 '복수심'에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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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누가 친정을 울리고 개막전의 영웅이 될 것인가.

카데나스가 아닌 카디네스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뻥 쳐버린다면. 배가 나와 힘들어 보인다던 후라도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작년까지 동료였던 키움 타자들을 압도하며 우승을 원하는 삼성 팬들에게 희망을 안긴다면.

과연 개막전 승리의 여신은 누구를 향해 웃을 것인가.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대구 개막전에 엄청난 관심이 모아진다. 양팀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시즌 개막전을 벌인다.

해마다 개막 '핵심 매치업'들이 있다. 전국구 인기팀들의 맞대결이나, 지역 라이벌, 디펜딩 챔피언 팀의 경기들이 관심을 받는다. 올해는 잠실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엘롯라시코'가 눈길을 끈다.

하지만 올해는 '엘롯라시코'만큼의 임팩트 있는 매치가 대구에서 열린다.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삼성이야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원래 팬이 많은 팀이기에 그럴 수 있는데 그동안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키움전이 왜 '대박' 매치업이느냐.

사연 많은 두 사람이 만나기 때문이다.


삼성팬들은 카디네스에 야유할까, 박수 보낼까...후라도 '복수심'에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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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외국인 타자 카디네스는 작년에 카데나스였다. 삼성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등록명이 카데나스였다. 한국에 오자마자 시범경기도 뛰지 않고 곧바로 실전에 뛰겠다며 팬들을 열광시켰고, 또 뛰자마자 홈런을 뻥뻥 쳐내 삼성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길 해결사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옆구리를 부여잡았고, 검진 결과 큰 문제가 아니라는 구단 발표에 '먹튀 논란'을 일으키고 말았다. 결국 퇴출. 그런 카데나스가 이름을 카디네스로 바꾸고 키움에 입성했다. 키움은 당시 카디네스가 정말 부상을 당했으며, 부상만 없다면 좋은 스윙을 갖고 충분히 훌륭한 성적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낙 스윙 궤적이 좋고, 파워도 있다. 홈런 치기 좋은 삼성 라이온즈파크이기에, 카디네스의 파워라면 개막전부터 홈런을 쳐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른 선수도 선수지만, 카디네스가 대구에서 홈런을 쳐버리면 경기 분위기가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 카디네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대구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먹튀'라고 한다면 야유를 듣는게 당연하겠지만, 지난 시즌 후 삼성 구단 트레이닝 파트와의 의사 소통 등에 문제가 있어 카디네스가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야유 없이 환대를 해줄 가능성도 있다.


삼성팬들은 카디네스에 야유할까, 박수 보낼까...후라도 '복수심'에 대구…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3회말 무사 카디네스가 2루타를 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17/
하지만 카디네스가 홈런을 치려면 이 선수를 넘어야 한다. 후라도. 지난 시즌까지 키움의 에이스로 활약한 선수다. 키움이 2시즌 연속 꼴찌를 하는 가운데도 모두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머신'으로 상위권 팀에 있었다면 15승 이상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다.

하지만 키움은 후라도와의 재계약에 소극적이었다. 후라도가 감당하기 힘든 몸값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들렸지만, 지난해 원래 받는 돈이 130만달러였고,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프로 선수로서 더 좋은 대우를 바라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삼성팬들은 카디네스에 야유할까, 박수 보낼까...후라도 '복수심'에 대구…
1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시범경기 두산-삼성전. 3회초가 끝난 후 후라도와 강민호가 더그아웃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10/
하지만 키움이 자신을 붙잡지 않으며 신규 영입 선수 신분이 돼버렸고, 삼성과 울며 겨자 먹기로 10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신규 선수는 상한액이 100만달러. 후라도 입장에서는 키움이 미울 수 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자신을 거들떠 보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은 수억원의 금전적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50만달러를 더 받았다고 해도 한화로 7억원 이상이다. 후라도 입장에서는 '왜 나를 잡지 않았어'라는 마음으로 키움전에 '초집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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