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에 갇힌 김혜성, 시즌 내내 트리플A? ML 레벨 보여줘야...박찬호-류현진 조언도 구했는데

노재형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3-13 20:59 | 최종수정 2025-03-13 23:53


스피드에 갇힌 김혜성, 시즌 내내 트리플A? ML 레벨 보여줘야...박찬…
LA 다저스 김혜성이 지난 12일(한국시각)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캐멀맥랜치에 들어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김혜성이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코리안 빅리거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도 결국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했다.

김혜성은 트리플A 시즌 개막 전까지는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 남아 타격 훈련을 하면서도 마이너리그 시범경기에 출전하며 준비를 이어갈 것을 보인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마이너리그 옵션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는 얻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는 유지할 수 있어도 구단이 바라는 타격 레벨을 보여주지 못하면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을 내내 보낼 수도 있다. 3년 보장액 1250만달러는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저스 입장에서는 '푼돈'이다.

현지 매체 다저블루는 13일(이하 한국시각) '김혜성은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주전으로 타석에 들어서면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올시즌 내로 메이저리그 레벨에 영향을 줄 기회가 분명히 생길 것'이라며 '비록 시범경기에서 공격 부문에 많은 문제를 드러냈지만, 다저스는 2루수, 유격수, 중견수로 뛸 수 있는 김혜성의 수비 실력에 매우 고무됐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스프링트레이닝 15경기에서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6득점, 4볼넷, 11삼진, 2도루, OPS 0.613을 기록했다. 3월 9경기에서 타율 0.333, OPS 0.945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극적인 반전에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삼진율이 33.3%에 달했다.


스피드에 갇힌 김혜성, 시즌 내내 트리플A? ML 레벨 보여줘야...박찬…
LA 다저스 김혜성은 애리조나 캠프에 남아 새 스윙폼 적응 작업을 이어간다. AP연합뉴스

스피드에 갇힌 김혜성, 시즌 내내 트리플A? ML 레벨 보여줘야...박찬…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은 김혜성과 마이클 체이비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수준의 타격을 하려면 마이너리그 실전 타격을 통해 빠른 공과 강력한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게 다저스 구단의 주문 사항이다.

또 다른 매체 다저스네이션은 '김혜성이 일본에 가지 않고 애리조나에 남는 것은 항상 합리화됐다. 컵스가 개막 2연전에 좌완 선발투수를 잇달아 내기 때문이다. 이마나가 쇼타와 저스틴 스틸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김혜성을 2주 후에 열릴 미국 본토 개막전 로스터에도 포함시키지 않기로 이미 결정했다. 대신 그는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맞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건 언제나 대안으로 존재해 왔다. 다저스는 김혜성과 계약할 당시에도 공격력은 보완이 돼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스피드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간파했다'고 덧붙였다.


스피드에 갇힌 김혜성, 시즌 내내 트리플A? ML 레벨 보여줘야...박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작년 고우석을 영입했지만, 한 번도 메이저리그로 부르지 않고 트레이드했다. 스프츠조선 DB

그런데 김혜성은 그동안 메이저리그 적응을 위해 먼저 빅리그 무대를 밟은 '선배'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혜성은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이정후, 김하성과는 KBO 시절 동료였고, 그들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데 있어 그들의 경험을 토대로 많은 걸 물어봤다. 또한 박찬호 류현진 선배한테도 조언을 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단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언제 빅리그의 부름을 통보받을 지는 알 수 없다. 작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년 450만달러에 계약한 고우석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 뒤 한 번도 부르지 않고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했다. 고우석은 마이애미에서도 더블A와 트리플A에 머물다 시즌을 마감했다. 95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되찾지 못했고, 난타당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김혜성도 트리플A에서 괄목할 만한 타격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빅리그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경쟁자인 앤디 파헤스, 제임스 아웃맨, 키케 에르난데스, 미구엘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가 만만한 선수들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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