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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성적 내야" 옵션 뭘까, 5억 달성 쉽진 않다…'FA 4수생' 서건창, 왜 KIA 조건 수긍했나

김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5-01-09 14:54 | 최종수정 2025-01-09 16:22


"작년 성적 내야" 옵션 뭘까, 5억 달성 쉽진 않다…'FA 4수생' 서…
1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4회말 1사 2루 1타점 적시타를 친 서건창.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5.1/

"작년 성적 내야" 옵션 뭘까, 5억 달성 쉽진 않다…'FA 4수생' 서…
KIA타이거즈 서건창.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작년 정도 성적을 내야 아마 옵션 이행이 될 것이다."

내야수 서건창(36)이 4수 끝에 힘겹게 FA 권리를 행사한 가운데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다시 손을 잡았다. KIA는 9일 '서건창과 계약기간 1+1년, 계약금 1억원, 연봉 2억4000만원, 옵션 1억6000만원 등 총액 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2026년도 계약은 2025년 옵션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연장된다'고 발표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계약을 마치고 스포츠조선에 "선수와 구단이 생각하는 금액이 꽤 차이가 났었다. 선수가 생각하는 금액이 낮춰지기 시작하면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선수로서는 계약 보장 기간을 많이 확보하려 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 구단은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구단은 우승을 같이했던 선수에 대한 배려는 분명히 해야 했다. 그러면서 지금 합의점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서건창으로선 만족스러운 계약은 아닐 것이다. 그는 시장 상황과 FA 등급 등을 고려해 3차례나 FA 신청을 미룬 끝에 올해 시장에 나왔다. 2023년 시즌을 마치고 LG 트윈스에 방출을 요청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팀을 찾았고, KIA가 손을 내밀어 연봉 5000만원에 계약했다. 그는 지난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OPS 0.820, 26타점, 40득점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개인적으로 자신감을 얻은 시즌이었기에 아끼고 아꼈던 FA 권리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IA는 협상 테이블에서 냉정해야 했다. 서건창은 1루수와 2루수가 가능한데, 1루수는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4)으로 채웠고, 2루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 김선빈(36)이 버티고 있다. 지명타자는 베테랑 최형우(42)가 있다. 서건창이 왼손 대타로는 매우 요긴하지만, 주전급 계약을 안기기는 어려웠다. KIA와 서건창 측의 줄다리기가 길어진 배경이다.

결국 서건창 측이 기대 금액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KIA 외에는 서건창을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 서건창은 FA C등급으로 보상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백업이나 대타 요원이란 점이 발목을 잡았다.


"작년 성적 내야" 옵션 뭘까, 5억 달성 쉽진 않다…'FA 4수생' 서…
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1회말 1사 2루 최형우의 희생플라이 때 득점한 서건창.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5.2/

"작년 성적 내야" 옵션 뭘까, 5억 달성 쉽진 않다…'FA 4수생' 서…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 KIA가 5대1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는 KIA 이범호 감독과 서건창의 모습.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3/
KIA는 서건창에게 큰 금액을 보장해 주진 못했지만,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다독였다. 지난해 통합 우승에 분명 서건창이 보탬이 됐고, 또 베테랑으로서 더그아웃에 불어넣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확인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구단에 서건창을 잡아달라는 요청도 했다. 구단은 적정 금액을 제시해 마음을 달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해를 넘기면서 협상에 속도가 다시 붙기 시작했고, 9일 계약 발표에 이르렀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조건은 +1년 계약이다. 2025년에 구단과 서건창이 합의한 옵션을 달성해야 자동으로 2026년 계약이 연장된다. 옵션은 서건창이 지난해 만큼은 팀에 기여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1군에서 출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다음 시즌 계약 연장이 힘들어진다. 5억원을 다 채우기가 쉽지 않다는 뜻인데, 서건창에게는 +1년 계약이 엄청난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심 단장은 "옵션을 다 이행해야 2026년에 계약이 자동 연장된다. 분명히 올해 작년만큼 수준 정도까지는 성적을 내야 아마 옵션이 이행될 것"이라고 했다.

서건창은 일단 1군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1루수 위즈덤과 2루수 김선빈의 백업만으로는 옵션 달성이 힘들 수 있다. 일단 대타로 계속 눈도장을 찍으면서 팀에 변수가 발생했을 때 대체자 1순위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심 단장은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감독님이 정할 것이다. 지금 위즈덤이 합류한 상황에서 서건창은 백업이나 대타로 활용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활용도는 현장의 판단이 중요한데, 일단 서건창은 감독님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결과다. 감독님께서 우리가 올해 성적을 내는 데 서건창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현장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건창은 "다시 한번 고향 팀에서 뛸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고참 선수로서의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이런 점이 구단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젊은 선수들과 힘을 합쳐 올 시즌에도 광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작년 성적 내야" 옵션 뭘까, 5억 달성 쉽진 않다…'FA 4수생' 서…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삼성 류지혁 내야 땅볼 때 KIA 유격수 박찬호 송구가 뒤로 빠지자 1루수 서건창이 놀라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10.21/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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